딸기 따고… 잼 만들며 새콤달콤 연천 나들이[농촌愛올래]
‘팜파티 연천’ 프로그램 중 하나
따면서 맛도 보는 청정 딸기를
직접 쿠커에 조려서 잼 체험도
당일·1박2일 일정으로 구성돼
재인폭포·지질공원 탐방하고
휴양림·목장·박물관 코스까지
연천 =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맑은 물과 빼어난 경관으로 유명한 ‘재인폭포’가 있는 경기도 최북단 연천군이 딸기체험농장인 ‘모아베리교육농장’을 앞세워 관광객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모아베리교육농장은 연천군의 ‘1호 딸기 농장’이다. 이곳은 딸기 수확은 기본이고 잼·아이스크림·쿠키·브라우니 만들기 등 다채로운 딸기체험을 할 수 있는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비닐하우스로 이뤄진 모아베리교육농장의 입구 문을 열면 달콤한 딸기향과 풀풀 날리는 흙냄새가 어우러져 관광객들의 후각을 사로잡는다.
들어서자마자 마주하는 로비 천장에는 패션프루트(백향과) 넝쿨과 딸기 모형이 주렁주렁 달려 있고, 왼편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미끄럼틀과 토끼 사육장이 자리하고 있다. 로비를 통과하면 딸기 육모가 빼곡히 심긴 비닐하우스에 도달하게 된다.
지난 20일 모아베리교육농장에서 만난 박은영(여·53) 씨는 딸기 따기에 여념이 없었다. 박 씨는 이날 경기 여주시 가남읍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이 농장을 찾았다. 박 씨와 관광객들은 ‘손가락을 V자로 만들어 딸기 가지에 넣고 쭉 당겨 주시면 쉽게 딸기를 쉽게 딸 수 있다’는 농장주 설명을 듣자마자 비닐하우스로 들어갔다. 박 씨와 관광객들은 짝을 지어 고랑에 나눠 들어가 딸기를 일회용 팩에 수북이 담았다. 푸른 딸기잎들 사이로 먹음직스러운 새빨간 딸기가 이들의 식욕을 자극했다. 모아베리교육농장의 딸기는 씻지 않고 바로 따서 먹을 수 있다. 3∼5월이 제철인 딸기를 먹은 관광객들은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고, 용기에 들어가는 딸기만큼이나 입으로 들어가는 딸기도 많았다.
딸기 수확을 마친 박 씨와 일행들은 딸기잼을 만들기 위해 로비로 이동했다. 이들은 로비에서 딸기 300g이 들어 있는 ‘멀티 쿠커’ 앞에서 설탕 120g을 붓고 주걱으로 저으며 30여 분간 딸기를 조렸다.
연천군에서 부사관으로 군 복무를 하는 아들을 둔 박 씨는 “아들 면회를 위해 연천군에 자주 왔었는데 이곳의 딸기가 이렇게 유명하고 맛있는지 처음 알았다”며 “딸기 품질도 우수하고, 연천군 주민들이 지역관광상품을 개발해 수익사업을 내고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박명자(여·65) 씨는 “딸기잼 만들기는 손녀딸만 한 아이들이나 하는 체험인 줄 알았는데, 직접 해보니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며 “딸기잼이 색감도 예쁘고 맛도 좋아서 우리 가족들을 데리고 또다시 오고 싶다”고 밝혔다.
박 씨와 가남읍 주민들이 이날 참여한 관광코스는 연천군의 ‘구석구석 슬기로운 연천여행’(팜파티 연천여행) 프로그램 중 하나다. 팜파티 연천여행은 ‘봄에는 국내여행, 농촌 인싸템(인사이더·행사나 모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사람의 아이템) 즐기자’를 모토로 하며, 농림축산식품부가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자원개발원과 함께 농촌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매년 추진하는 ‘2023년 농촌애(愛)올래-지역단위 농촌관광 사업’(농촌애올래)의 일환이기도 하다.
2017년 시작한 농촌애올래 사업은 올해도 11개 지방자치단체를 선정했다. 경기 연천군, 강원 강릉시·원주시·홍천군, 충북 음성군, 세종시, 전북 부안군, 전남 강진군·해남군, 경북 상주시, 제주 서귀포시 등이 올해 사업 대상이다.
‘내륙의 제주도’라는 별명이 있는 연천군은 화산 활동의 흔적과 주상절리 등 다양한 자연환경이 산재하고 있다. 연천군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팜파티 연천여행을 주관하는 구석구석여행사(031-835-4545)를 통하면 2020년 7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한탄강(漢灘江) 지질공원과 한탄강에서 수려한 비경을 자랑하는 재인폭포를 맘껏 즐길 수 있다.
특히 높이 18m에 이르는 재인폭포는 현무암 주상절리 아래로 끝없이 떨어지는 폭포수가 에메랄드빛 호수 위로 세차게 쏟아지며 장관을 이룬다. 재인폭포를 다녀오면 보고 먹고 즐기는 곳을 뛰어넘어 거대한 생태계의 학습장으로 연천군이 사랑받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이날 모아베리교육농장과 재인폭포를 모두 다녀온 여주시 강천면 주민 김용숙(여·52) 씨는 “여주에 있는 장수폭포보다도 재인폭포가 경이로울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밝혔다.
강천면 농업인상담소장인 이화영(52) 씨는 “재인폭포를 생애 처음으로 와봤는데 제주도 천지연 폭포보다 아름답고 웅장하며 둘레길도 잘 갖춰져 있었고, 입장료를 받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말했다.
팜파티 연천여행은 이외에도 △애심목장 △숲 속에서 하룻밤(휴양림 펜션·글램핑) △꿀잠 자는 할머니댁(촌캉스) △발로 밟는 역사여행(선사박물관 등) 등 연천군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오감을 만족하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팜파티 연천여행은 당일과 1박 2일 코스로 나뉘며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이뤄진 덕분에 관광객들의 만족도와 재방문율이 높으며 구석구석여행사와 네이버를 통해 손쉽게 예약이 가능하다.
김진희 연천군 농촌관광연구회장은 “연천군은 사계절 내내 매력을 뽐내는 관광지”라며 “많은 관광객이 율무찰떡과 강정 등 다양한 먹거리와 농장체험을 즐기고 소품을 활용해 재미있는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육환경 비슷한 꽃들 함께 키우며 시너지… 하루 관광객 최대 300명”
■ 옥영희 모아베리농장 대표
경기 연천군의 ‘1호 딸기 농장’인 모아베리교육농장을 이끄는 옥영희(여·58·사진) 대표는 ‘딸기 선생님’으로 불리며, 전국 각지에 있는 관광객들을 연천군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옥 대표의 모아베리교육농장은 연간 2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경기도 최북단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특히 모아베리교육농장에서는 잼·아이스크림·케이크 등 다채로운 딸기체험을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문화일보가 모아베리교육농장을 방문했던 지난 20일에도 오전에만 60여 명의 유치원생이 딸기 체험을 하고 돌아갔다. 이날 오후에 모아베리교육농장에 왔던 경기 여주시 가남읍·강천면 주민들까지 포함하면 평일에만 120여 명이 다녀간 셈이다.
옥 대표는 2008년부터 연천군의 지원을 받아 딸기 재배를 시작했다. 온도와 습도 등 딸기와 재배조건이 유사한 블루베리와 무화과 등을 심었고, 베리가 많이 있다는 뜻을 담아 자신의 농장에 ‘모아베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같은 성공은 경북 의성군 출신인 옥 대표가 1990년부터 장미를 재배한 ‘베테랑’ 농업인이었기에 가능했다. 옥 대표는 “장미는 고소득작물이지만 온실 온도를 20도 이상 유지해야 하는 탓에 생산비가 많이 들어가는 반면 딸기는 10도에서도 기를 수 있다”며 “덕분에 모아베리교육농장을 찾는 분들은 캄파눌라 등 저온성 꽃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옥 대표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농장 규모를 키워나갔다. 딸기 500평으로 출발한 모아베리교육농장 규모는 현재 축구장 1개와 맞먹는 2200평(7272㎡)에 달한다. 하루 최대 300명의 관광객이 150㎏의 딸기를 직접 담아갈 수 있다.
딸기가 없는 8월에는 패션프루트(백향과) 체험으로 대체했다가 딸기 모종이 자라는 9월이 되면 비축해뒀던 딸기 체험으로 다시 바꾼다. 또 로비에는 카페와 토끼 사육장을 만들어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토끼 사육장은 옥 대표의 장남인 유동훈(34) 씨가 전담하고 있는데, 국립 한국농수산대학에서 화훼과를 전공한 유 씨에게는 ‘토끼 선생님’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옥 대표는 “아들이 모아베리교육농장의 후계자이지만, 공사를 구분하기 위해 아들을 토끼 선생님으로 부르고 있다”며 “관광객이 연간 2만여 명이었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절반으로 줄었는데, 앞으로 농장의 매력을 널리 홍보해서 다시 예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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