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수 100만명도 버거워… 올해 ‘흑자 영화’ 실종

이정우 기자 2023. 4. 2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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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최근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천만 영화'가 예사였던 한국 영화는 이제 100만 명을 버거워하는 실정이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100만 관객을 넘은 것은 설 연휴 개봉작 '교섭'(1월 18일 개봉)이 유일하다.

관객 수가 제작비에 턱없이 못 미치다 보니 당연히 한국 영화의 수익 역시 역대 최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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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한국영화 ‘우울한 현주소’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최근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추락하는 한국 영화엔 날개가 없는 수준. 올해 개봉한 주요 한국 영화 중 ‘흑자 영화’는 없다. 2019년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과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석권했던 ‘기생충’은 영광의 시작이 아닌, 내리막길을 걷기 전 사자후가 되고 말았다.

‘천만 영화’가 예사였던 한국 영화는 이제 100만 명을 버거워하는 실정이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100만 관객을 넘은 것은 설 연휴 개봉작 ‘교섭’(1월 18일 개봉)이 유일하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추정치)은 350만 명이었다. 같은 날 개봉했던 ‘유령’은 손익분기점이 330만 명이었지만, 66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부진은 봄까지 이어지고 있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이겨내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징검다리로 개봉한 ‘리바운드’(5일)와 ‘킬링 로맨스’(14일)는 나란히 문 한 번 열지 못했다. 24일 기준 ‘리바운드’는 60만 명, ‘킬링 로맨스’는 14만 명이 봤다. 두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각 160만 명으로 추산된다. 26일 개봉 예정인 ‘드림’은 같은 날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위력에 눌리고 있다. 25일 기준 ‘드림’의 예매율은 20%이고,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37%이다.

관객 수가 제작비에 턱없이 못 미치다 보니 당연히 한국 영화의 수익 역시 역대 최악 수준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4일 기준 한국 영화의 매출액 점유율은 27.3%에 그친다. 지난해 54.4%였던 것에 비하면 절반가량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4년 전과 비교하면, 그 사이 극장 관람료가 40%가량 올랐음에도 매출액은 이에 턱없이 못 미친다.

한국영화의 처참한 성적표에 영진위는 6월에 ‘한국 영화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부에 도움을 요청할 방침이다. ‘제2의 스크린쿼터제’처럼 전폭적인 한국 영화 지원책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영화계의 아우성과 달리 관객들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대부분이 티켓값 상승으로 까다로워진 관객 기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란 인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기간 쌓인 소위 ‘창고 영화’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는 사실도 시장을 암울하게 만든다. 국내 주요 투자배급사들은 대작들의 개봉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성수기인 여름에 개봉 일정을 잡은 것은 넥스트엔터테인먼트(뉴)가 배급하는 류승완 감독의 ‘밀수’(7월 26일)가 유일하다. 익명의 영화관계자는 “관객 수 예측이 너무 어려워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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