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자국에 美 무기고 설치 논의 중…中 견제 '고슴도치' 전략

김민수 기자 2023. 4. 2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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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중국과의 분쟁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대만에 탄약 및 장비 보관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 중이라고 사우스모닝차이나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4일 천젠런 대만 행정원장(국무총리격)은 "'지역 비상 비축 제안'은 아직 협상 과정 중"이라며 '2023 미 국방수권법(NDAA)' 지난해 말 미국 의회에서 승인된 이후 대만에 무기고를 건설하는 것을 잠재적으로 논의했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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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미국제 무기 비축 기지 생기면 중국군 공세 견딜 수 있어
전문가 "중국에게 대만 침공 구실 만들어 주는 것"…반론도 만만치 않아
천젠런 대만 행정원장.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대만이 중국과의 분쟁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대만에 탄약 및 장비 보관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 중이라고 사우스모닝차이나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4일 천젠런 대만 행정원장(국무총리격)은 "'지역 비상 비축 제안'은 아직 협상 과정 중"이라며 '2023 미 국방수권법(NDAA)' 지난해 말 미국 의회에서 승인된 이후 대만에 무기고를 건설하는 것을 잠재적으로 논의했음을 인정했다.

NDAA이란 한 해에 편성되는 미 국방부 예산을 결정하기 위해 제정된 국가 예산 법안으로 국방 예산 내용과 함께 미국의 국가 안보 정책 또한 담겨 있어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지난해 12월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2023 NDAA에는 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 및 협력 프로그램에 대한 조항이 포함됐다.

또한 이외에도 환태평양훈련(RIMPAC)에 대만을 참여시키는 등 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대만의 안보 역량을 현대화하는 것과 연간 대만의 무기 비상 비축량을 늘리는 내용도 담겼다.

조항에는 "(미국) 대통령은 군수품 및 기타 적절한 방산품으로 구성된 대만을 위한 지역 비상 비축량을 설정할 수 있다"는 것과 "방위 물품을 받을 자격이 있는 동맹국에 대만을 포함한다"는 것이 명시됐다.

전문가들은 대만에 무기 및 탄약고를 건설하는 방안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이 시작되면 해상 봉쇄로 지원이 어려워지는데, 사전에 미국제 무기를 비축할 수 있는 기지를 갖춘다면 대만이 중국군의 공세를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반발한 중국의 포위 훈련에 대응해 대만 군이 패트리엇 미사일 운용 훈련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다만 천 원장은 대만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선 자체적인 방위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만을 개별 국가가 아닌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는 중국은 대만을 보물섬이라고 부르는 등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핵심이익'으로 꼽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통일논리와 대만의 독립논리를 모두 반대하고 양안관계의 현상유지를 도모하여 왔으며 이를 위해 형식적으로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지만 실제로는 대만을 독립적 정치 실체로 인정하는 이중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미국이 무기고를 대만에 건설할지, 아니면 동맹국인 일본이나 한국 또는 필리핀 등을 통해 대만이 공격받을 경우 이를 지원할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길 꺼려왔다.

추궈정 대만 국방부 장관은 대만군이 자체적으로 대규모 무기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이외에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대만 연합보는 24일 보도에서 대만이 섬 전역에 수많은 탄약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 최고의 무기 제조업체 '국가중산과학연구원'이 섬 남쪽 타이난의 둥 산 군수품 창고와 신주현의 난후 군수품 창고에 새로운 미사일 저장고를 건설 중이라고 전했다. 두 기지는 모두 심각한 폭발에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대만의 주요 야당인 국민당 산하 싱크탱크 '국가정책연구기금회'의 안보연구원인 제중(揭仲) 연구원은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버티기 위해선 지역 비상 비축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중국이 이를 완전히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대만을 공격하기 위한 구실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비축고 건설을 비밀로 유지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오키나와 등 대만 인근 미군기지에서 무기를 보낸 뒤 중국군의 공격 조짐이 보이면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보내 방안"이 적절하다며 "이는 중국이 레드라인을 넘는 것을 방지하고 공격이 발생할 경우 대만을 지원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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