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NC→LG→SSG···‘금주의 강팀’만 보인다

안승호 기자 2023. 4. 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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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강호’ 없는 새 시즌 4월 레이스
불완전 다툼 속 이유 있는 선두교체
한 감독 “올해는 혼전 양상 지속될듯”
승리 뒤 기뻐하는 SSG 선수들(위)와 LG 선수들. 연합뉴스



지도자 경력 수십년의 한 베테랑 야구인은 올시즌 프로야구 초반 판도를 두고 “강팀이 보이기는 하는데 ‘금주의 강팀’만 보인다. 지속적으로 끌고 갈 만한 강팀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평했다.

초반 레이스에 관한 얘기에 지나가듯 꺼낸 촌평 한 토막. 그런데 실제 개막 이후 판도가 꼭 그런 흐름이다. 이를테면 함께 경주하는 빙상의 쇼트트랙이나 마라톤처럼 일정 구간이 지나면서 선두가 바뀌고 또 바뀌고 있다.

개막 이후 첫 주에는 SSG가 선두로 치고 나간 가운데 예상 밖 행보의 NC가 잠시 선두 자리를 이어받더니 다시 선두로는 LG를 거쳐 SSG가 나선 상황. 지난 주말 기준으로는 SSG가 2위 LG와 게임 차 없는 선두에 올라 있다.

지난해에는 개막 이후 3주를 보내며 SSG가 20경기에서 승률 0.800(16승4패)을 기록하며 독주하듯 달려 나갔다. 그러나 올해 동일 시점에서 SSG는 승률 0.667(12승6패)로 LG(0.650), 두산(0.611) 등 상위권 그룹의 팀들과 바짝 붙어있다.

어떤 팀도 독주할 만한 힘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예외 없이 부상 선수 공백이 있는 가운데 빈자리를 메워가며 초반을 버티는 형국이다. 개막 이후 4월을 보내며 10개구단 더그아웃에서는 하나같이 “지금은 버틴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4월 레이스는 ‘불완전 전력’의 다툼이 되고 있다. 며칠 단위로 흐름을 타고, 또 타지 못하는 것에 따라 결과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각종 수치로도 지난해와 차이가 확연하다. SSG는 지난해 시즌 초반만 해도 막강 선발진의 힘으로 초고속 행보를 했다. 개막 3주째를 보내며 선발 평균자책이 2.62로 단연 1위였다. 올해는 동일 시점에서 선발 자책이 4.17로 전체 7위. 사실, 지금까지는 경기 내용 이상의 결과를 만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LG는 지난 주말까지 팀 평균자책 1위(3.22), 팀 타율 1위(0.292) 등으로 모든 지표가 좋다. 지난 2년간 유령 같은 존재였던 외국인타자 자리에 오스틴 딘이라는 ‘알짜 카드’도 생겼다. 그러나 팀 실책이 최다 2위에 해당하는 20개에 이르면서 경기의 안정감이 떨어져 있다. 지난해 LG는 10개구단 최소 실책(76개) 팀이었다.

NC는 당초 선두권에 진입하기에는 전체 전력의 빈틈이 커 보였던 팀. 개막 이후 잔여 핵심선수들까지 다쳐나가며 어렵게 오른 선두권에서 버티기가 어려웠다. 여기에 선두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는 두산 또한 상대적으로 불펜진이 약세다. 불펜 자책이 4.35로 전체 6위에 머문다. 또 KT와 키움 등 당초 우승 후보 내지는 상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던 팀들은 부상 선수 발생에 따른 공백을 아직 메우지 못하며 ‘버티기 모드’로 4월을 보내는 중이다. 지금처럼 독주팀 없이 혼전 양상인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상위 그룹에서 싸우고 있는 한 감독은 “올해는 윗순위도 혼전으로 갈 가능성이 큰 것 같다. 한번씩 다 붙어보지 않은 상황이지만, 해보니 빡빡한 팀이 몇 있다. 당장은 어떤 팀도 치고 나가긴 힘든 구조 같다”라고 말했다.

올해야말로 5월 중순 이후 약 한 달간이 진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각팀 부상 선수들의 복귀와 함께 대부분 팀이 정상 전력을 싸울 시간으로 계산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때는 되는 팀’과 ‘그때도 되지 않는 팀’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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