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한숨 돌렸나… 전·월세 재계약 때 '4명 중 1명' 보증금 내려

정영희 기자 2023. 4. 2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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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계약 갱신 시 기존 계약보다 전월세 금액을 낮추는 계약 형태가 급증했다.

올해 1분기 전국에서 체결된 전월세 갱신계약 8만2000여 건 가운데 감액 갱신계약은 약 2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2023년 1분기 국토교통부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이뤄진 전월세 갱신 계약 중 종전 계약보다 감액한 계약 비율이 25%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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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의 2023년 1분기 국토교통부 전월세 실거래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전국에서 발생한 전월세 감액 갱신계약 비율은 25%로 역대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액갱신 비율은 대구광역시가 65%로 가장 높았으며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에서 계약 갱신 시 저렴한 금액으로 합의하는 비율이 31%로 가장 컸다./사진=뉴시스
임대차계약 갱신 시 기존 계약보다 전월세 금액을 낮추는 계약 형태가 급증했다. 올해 1분기 전국에서 체결된 전월세 갱신계약 8만2000여 건 가운데 감액 갱신계약은 약 2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직전과 같은 조건으로 세입자를 구하는 것이 어려워진 탓으로 풀이된다.

25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2023년 1분기 국토교통부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이뤄진 전월세 갱신 계약 중 종전 계약보다 감액한 계약 비율이 25%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토부가 갱신 계약 데이터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1년 이후 최고치이며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의 수도권 감액 갱신 비율(13%)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감액 갱신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대구로 65%를 기록했다. 세종(48%)과 울산(35%)이 뒤를 이었다. 감액한 갱신 계약의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제주특별자치도로 3% 수준에 머물렀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의 감액 갱신 비율이 31%로 가장 높았다. 연립·다세대 주택은 13%가 전보다 더 적은 금액으로 계약을 갱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은 10%, 단독·다가구 주택은 6%가 감액해 갱신한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는 주택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집주인이 이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새 계약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세입자와 합의해 종전 계약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재계약을 하는 차선책을 택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전세수급동향지수는 79.3으로 2년 전(108.8) 대비 27% 줄었으며 감액 갱신 계약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대구의 경우 69.7로 2년 전(121.0)과 비교할 때 42% 감소했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금리 인상과 전세 사기로 인해 전세 거래에 대한 수요가 낮아진 데다 강남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입주 물량이 늘어나며 전세 가격도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전세대출 이자가 소폭 줄었지만 2년 전 2%대 전세 대출 금리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진 대출 이자가 여전히 큰 부담인 탓에 당분간 전월세 감액 갱신 계약의 비율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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