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잔치' 비판 아랑곳 않는 은행들…'목표이익률 올려 금리 더 올리려 했다'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은행권에 대한 ‘돈 잔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은행들이 올해도 대출 상품을 통한 목표이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금리차를 통해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다시금 이익률을 높이고자 하는 은행들의 모습에 과도한 ‘이자장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상품과 관련한 올해 목표이익률을 1.95%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1.64%)보다 0.31%포인트 상향된 수치다. 신용대출과 관련한 올해 목표이익률도 지난해보다 0.3%포인트 올린 2.15%로 정했다.

NH농협은행은 주담대 및 신용대출의 목표이익률을 지난해 1.71%에서 1.95%로 각각 0.24%포인트씩 올렸다. 다만 농협은행은 지난 3월 주담대와 신용대출에 일괄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농협은행은 가산금리 수준을 전년보다 낮게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들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놓여 있다.[연합]

기업은행은 주담대 목표이익률을 지난해 0.7%에서 올해 1월 0.82%, 2월 1.1%로 꾸준히 상향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은 1%에서 1.05%, 1.09%로 올렸다. 신한은행도 주담대 목표이익률을 지난해 말 1.35%에서 올해 1.36%로 소폭 올렸다. 다만 신용대출은 지난해 말 1.83%에서 올해 1월 1.65%, 2월 1.63%로 낮췄다.

은행연합회의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에 따르면 목표이익률은 ‘각 은행이 기대이익 확보를 위해 설정한 수익률’로 규정돼 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가산금리-우대·전결금리’로 정해지는데 목표이익률은 업무원가, 법정비용 등과 함께 가산금리 항목을 구성한다. 특히 다른 가산금리 구성 항목들은 고정값처럼 결정되는 측면이 있지만, 목표이익률은 전략적으로 산정되는 마진율에 가깝다.

은행들에서 수익이 확대되는 고금리 시기에도, 마진율을 더 높이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자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은행들이 내놓은 ‘상생 금융’ 방안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리 상승기에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오르는 속도 차이로 자연스럽게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수익도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목표이익률을 낮추는 게 상식적”이라며 “목표이익률을 금리 상승기와 하락기에 어떻게 조정을 해야 하는지 원칙이 제시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윤창현 의원은 “일부 은행이 큰 폭의 예대금리 격차를 통해 역대급 수익을 내는 가운데 목표이익률까지 조정해 추가 수익을 거둔 사실이 확인됐다”며 “고금리로 국민경제가 신음하는 틈을 타 더 많은 이익을 거두려는 이 같은 시도는 자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은 목표이익률이 '영업 기밀'에 해당한다며 공개를 꺼려왔다. 이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목표이익률 등 가산금리 산정 근거와 원가를 주기적으로 공시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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