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취소하면 10유로만 환불…소비자원 '키위닷컴' 주의보

이철 기자 2023. 4. 2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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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다음날 개인 사정으로 취소를 요구하자 키위닷컴은 크레디트(사이트 내 적립금)로 10유로만 지급했다.

A씨가 키위닷컴 측에 문의하니 상품 판매페이지 내용 및 약관에 사전 안내한 내용이고, 취소 시에도 10유로 지급에 동의했으므로 항공사의 규정과 별개로 추가 환불이 불가하다고 안내받았다.

또 판매페이지에 '자발적 취소 시 환불 불가' 조건을 표기하고 이용약관에 환불이 불가하며 10유로만 크레디트(사이트 내 적립금)로 지급한다는 내용을 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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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소비자상담 95건…전년 4분기의 2배
키위닷컴의 취소 시 10유로(크레디트) 지급 관련 안내 내용(한국소비자원 제공). 2023.04.25/뉴스1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A씨는 2023년 3월 키위닷컴에서 항공권(서울~괌 왕복, 2023년 9월 이용 예정) 2매를 구입하고, 약 196만원을 지급했다. A씨가 다음날 개인 사정으로 취소를 요구하자 키위닷컴은 크레디트(사이트 내 적립금)로 10유로만 지급했다. A씨가 키위닷컴 측에 문의하니 상품 판매페이지 내용 및 약관에 사전 안내한 내용이고, 취소 시에도 10유로 지급에 동의했으므로 항공사의 규정과 별개로 추가 환불이 불가하다고 안내받았다.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인 '키위닷컴'과 관련된 소비자상담이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키위닷컴은 소비자가 개인 사정으로 항공권을 취소하는 경우 취소 시기나 결제 금액에 상관없이 10유로 상당의 사이트 내 적립금만 지급해 불만이 늘고 있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키위닷컴과 관련한 국제거래 소비자상담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187건이 접수됐다.

분기마다 접수 건이 늘고 있으며, 특히 올해 1분기(1~3월)에 접수된 상담은 총 95건으로 전년도 4분기(46건)보다 106.5%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 접수된 상담 95건의 상담 사유를 살펴본 결과 '취소·환불·교환 지연 및 거부'가 89건(93.8%)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계약불이행(불완전이행)'과 '위약금·수수료 부당청구 및 가격불만'이 각각 2건(2.1%), '표시·광고'와 '기타·단순문의'가 각각 1건(1.05%)씩 접수됐다.

키위닷컴은 항공권을 '세이버(Saver) 티켓', '스탠더드(Standard) 티켓' 등 변경·취소 조건이 다른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판매한다.

또 판매페이지에 '자발적 취소 시 환불 불가' 조건을 표기하고 이용약관에 환불이 불가하며 10유로만 크레디트(사이트 내 적립금)로 지급한다는 내용을 고지하고 있다.

해당 약관에 따르면 소비자는 개별 항공권의 환불 규정에 의해 환불받을 수 있는 금액(전액 또는 취소수수료 공제 후 잔액)이 아닌 10유로(크레디트)만 돌려받고 결제대금에 대한 권리는 키위닷컴이 갖게 된다.

키위닷컴의 약관에는 소비자가 10유로의 크레디트 지급을 요구하지 않고 직접 항공사에 취소·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항공사에서는 구입처를 거쳐서만 취소·환불 접수가 가능하다고 안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를 통한 해결도 쉽지 않다.

소비자원은 지난해 키위닷컴을 포함한 8개 글로벌 여행사의 약관 등 거래 조건 실태를 조사하고, 사업자에게 소비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이용약관을 개선하도록 권고했으나 키위닷컴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외 항공사인 아메리칸 항공 등 4개 항공사는 지난해 키위닷컴에서 자사 항공권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키위닷컴에서 판매하는 항공권과 관련해 소비자 불만이 다발하고 키위닷컴이 운임 등과 관련된 항공사 개별 약관을 지속적으로 위반했기 때문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키위닷컴에서 항공권을 구입할 경우 자발적 취소 시 환불이 어려운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가격뿐만 아니라 거래 조건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정 변경 등의 가능성이 있다면 더욱 유의해야 한다"며 "항공권 가격을 비교한 후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항공사에서 직접 항공권을 구입하는 것이 변경·취소 등에 유리하다"고 당부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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