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분기 성장률 0.3%… "연 1% 성장도 위태롭다" 경고

이미선 2023. 4. 2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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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1~3월) 우리 경제가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3%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1분기 성장률을 분야별로 보자.

우리나라 분기별 GDP 성장률은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 1분기(-1.3%)·2분기(-3.0%)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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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늘었지만 설비투자 뒷걸음
한은, 연 성장률 하향조정 예고
기대와 달리 '상저하저' 가능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출입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미선기자
연합뉴스

우리 경제가 지난 1분기(1~3월)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면서 민간 소비가 늘었으나 설비투자는 뒷걸음질치면서 성장률을 깎아내렸다. 지난 4분기(-0.4%)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2분기 연속 역성장은 가까스로 면했지만 연간으론 잠재성장률에도 못미치는 1%대 저성장이 우려된다.

◇마이너스 성장 겨우 면해=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3%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0.4% 성장에서 한 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성장률은 민간과 정부 소비, 투자, 순수출(수출-수입)에 의해 좌우되는데 민간과 정부 소비가 성장을 이끈 반면 수출과 투자는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지난해 2분기(2.9%)와 3분기(1.7%) 빠르게 회복했던 민간 소비는 4분기(-0.6%) 주춤했지만, 올해 1분기(0.5%) 오락문화와 음식·숙박 등을 중심으로 다시 0.5% 증가했다. 정부소비도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0.1% 늘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실내 마스크 해제 이후 여행·공연·관람 등 대면 활동이 늘어나 민간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3.8% 증가했다. 지난 4분기(-4.6%) 급감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수입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3.5% 늘었다. 투자의 경우 건설투자는 건물 건설 확대로 0.2% 늘어났다. 하지만 설비투자가 반도체장비 등 기계류 투자 감소로 인해 4.0% 줄어들면서 성장률을 크게 끌어내렸다.

1분기 성장률에서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0.3%포인트로 분석됐다. 민간소비가 1분기 성장률을 높였다는 뜻이다.반대로 순수출(수출-수입)은 성장률을 0.1%포인트 낮췄다. 1분기 225억달러에 달한 무역적자가 성장에 타격을 준 셈이다.

한편 국민들이 소득 수준을 보여주는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8% 늘어 증가율이 실질 GDP(0.3%)를 웃돌았다. 원유·천연가스 등 주요 수입품 가격 하락 폭이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보다 커 교역조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하반기도 불투명, 연간 0%대 저성장 우려= 분기별 GDP 증가율은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 1분기(-1.3%)·2분기(-3.0%)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0년 3분기(2.3%)부터 9분기 연속 플러스를 보인 이후 작년 4분기에는 2년6개월(10분기)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우리 경제가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과 반도체 수출 회복 등에 힘입어 하반기엔 좋아질 것(상저하고)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는 달리 하반기에도 부진할 흐름이 이어져 상저하저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은은 1분기 플러스 성장에도 올해 성장률 눈높이를 낮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1.7%에서 지난 2월 1.6%로 낮아진 데 이어 다시 3개월 만에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 경제가 상반기 1.1%, 하반기 2.0% 등 연간으로 1.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추가로 내놓을 성장률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제시한 1.5%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1%대 성장률 자체는 2%대로 여겨지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것이자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했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선 연 1% 성장도 위태롭다는 경고음이 적지 않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 8곳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평균 1.1%로 집계됐다. HSBC는 1.0%를, 씨티는 0.7%를 전망했다. 노무라는 아예 마이너스 0.4% 역성장을 내다봤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기 대비 평균 0% 초반 성장 속에서 연간 성장률은 0%대(0.8%)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다만 우리 경제가 당초 전망했던 상저하고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 국장은 "현재로서는 IT 경기 회복 시점의 불확실성과 중국 리오프닝 효과 지연 등 때문에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소폭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IT 부진도 완화하고 중국경제 회복도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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