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태양 "힘들었던 긴 공백기, 초심으로 돌아가게 했다" [종합]
솔로 앨범 5년만…"쉽지 않은 상황들 답답했다"
타이틀곡 '나의 마음에' 포함 6곡 수록
"전곡 작사, 그간의 생각들 자연스럽게 써"
BTS 지민·블랙핑크 리사 협업까지 '풍성'
"기다려 준 팬들, 음악으로 위로해주고파"
그룹 빅뱅 태양이 더 진하고 깊어진 진정성을 품고 돌아왔다.
태양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새 EP 앨범 '다운 투 어스(Down to Earth)' 발매 기념 미디어 청음회를 개최했다.
태양이 솔로로 새 앨범을 발매하는 건 무려 5년 만이다. 태양은 컴백할 수 없었던 여러 이유들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디테일하게 말할 순 없지만"이라고 운을 뗀 그는 "계속 쉽지 않은 상황들의 연속이었다. 군대에 있기도 했고, 세상과 소통하기 힘든 상황에서 계속 좋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서 답답한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전역한 이후에도 코로나19가 닥치면서 참 쉽지 않더라. 본의 아니게 활동을 할 수 없고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들이 순조롭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했고, 음악을 만들며 활동을 이어가다가 그게 멈춰져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다운 투 어스'는 힘들었던 시간을 지나온 태양의 심정과 고민, 성장 등을 두루 집약한 앨범이라고 했다. 태양은 "노을·석양을 바라보며 많은 위로를 받은 것 같다. 지난 내 시간들이 녹아져 있는 앨범"이라면서 "버틸 수 있게 해준, 나와 여러 관계를 맺고 도와준 많은 분들과의 결과물이라 생각해 이번 앨범이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다운 투 어스'는 타이틀곡 '나의 마음에'를 비롯해 '바이브(VIBE, Feat. Jimin of BTS)', '슝!(feat. LISA of BLACKPINK)', '나는', '인스피레이션(Inspiration, feat. Beenzino)', '나이트폴(Nightfall, feat. Bryan Chase)'까지 총 6개 트랙으로 구성됐다.
태양은 전곡의 가사를 쓰며 오롯이 자신의 색깔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이번 앨범에는 발라드, 힙합, 소울, 여러가지 다양한 장르들이 모였다"면서 "항상 자기 전에 메모를 한다. 코로나19 시기에 할 수 있는 게 밤 9시쯤되면 잠깐 집 앞에 나가서 조깅하는 정도의 외출이었는데, 그때 내가 가진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됐다. 그때 적어놓고 모아둔 게 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건 솔직하고 담백하게 내 감정을 잘 표현해야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태양은 자신의 작업실에 온 듯한 편안한 분위기를 콘셉트로 잡고 진솔하게 신곡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바이브'에 대해 "BTS 지민과 협업한 곡이다. 이 곡은 내게 굉장히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어떤 계획을 가져서 지민이와 협업했다기보다는 정말 너무나도 감사하게도 그런 아이디어들이 나왔고, 여러 좋은 자리에서 지민이와 만나게 돼 곡이 완성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곡이 세상에 나옴으로 인해 내 앨범의 정확한 시기와 구성 등이 잡히게 됐다. 오랫동안 활동을 쉬었고,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곡으로 인해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돼 내겐 큰 의미가 있는, 또 BTS 지민이와 함께 협업할 수 있게 된 너무나도 특별한 곡이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슝'에 대해서는 "군에서 전역한 이후 계속해 음악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상당히 고민이 많았다. 어떤 곡을 해야할지, 어떤 메시지를 담아야 할지,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음악에 쉽게 접근하기 힘들었는데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들과 계속 고민하다가 트랙을 들려주고 장난을 치며 만든 곡"이라고 설명했다.
태양은 "말장난 수준으로 시작됐다. 그 말장난을 받아치다가 멜로디를 붙이면서 1절이 완성됐다. '내가 음악을 이렇게 즐겁게 했었는데'라고 생각하면서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앨범에 있는 다른 음악들을 만들 수 있게 물꼬를 터 준 음악"이라고 밝혔다.
이 곡에는 그룹 블랙핑크 리사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여자 래퍼가 피처링을 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 곡은 퍼포먼스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가까이 있는 리사와 함께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의견을 물어봤는데 흔쾌히 수락해 줬다"며 "그 뒤로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져서 지금의 앨범에 담긴 곡들이 나오게 됐다. 큰 의미가 있는 곡"이라고 했다.
타이틀곡 '나의 마음에' 작업 과정을 떠올리면서는 "앨범을 만들다 보니 나름의 방향성과 어떤 음악적 감성을 담아내면 좋을지 정해지게 되더라. K팝이 글로벌하게 성공을 거두고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가장 아름다운 게 언제였는지 생각해보니 80, 90년대에 나온 팝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한글로 채워진 곡들이 있던 때가 아닐까 싶더라. 그런 감성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해석하면 의미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곡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가졌던 많은 생각과 감정, 앞으로 마주하고 싶은 모습들에 대한 생각들을 자연스럽게 가사로 녹여냈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담백하지만 아름다운 멜로디로 만들어진 노래"라고 덧붙였다.
'나는'에 대해서는 "70년대 소울 장르를 재해석한 장르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가사에는 사랑에 대한 생각, 질문, 그 사랑이 내게 준 많은 깨달음 등을 담게 됐다. 일상적인 생각들이나 감성이 잘 녹아져 있는 곡이다.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사랑 노래 느낌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인스피레이션' 또한 태양이 좋아하는 감성을 담았다고. 태양은 "7080 시대의 소울 펑키가 가미된 곡이다. 예전부터 내가 영감을 받았던 노래들, 아티스트들을 넘어 화가 등 수많은 것들을 나열해 하나의 이야기로 만드는 곡이 있었으면 했는데 이번 트랙을 만들면서 그런 것들을 그대로 옮기게 됐다. 이 곡은 군대에서 만난 빈지노 형과 같이 협업하게 됐다. 빈지노 형이 멋지게 피처링을 해준 곡"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나이트폴'에 대해서는 "앨범을 만들 때 느꼈던 많은 감정들을 노트에 적어놨는데 노을을 보면서 느낀 생각들, 그런 모습들을 가장 잘 실은 곡"이라면서 "더블랙레이블에 있는 브라이언 체이스가 피처링을 해줬고, 굉장히 신나는 노래인데 멜로디적으로는 아름답다"고 소개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지민부터 블랙핑크 리사까지 현 K팝 신을 주름잡고 있는 화려한 컬래버 군단이 눈에 띈다. 태양은 "후배들이 날 언급해 주고 찾아주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활발하게 활동할 때는 바쁘게 움직이고 방송국에서 조금 딱딱하게 볼 수밖에 없는데 비활동기가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저녁 식사 자리처럼 프라이빗한 상황에서 만나다 보니 친해진 것 같다. 그렇게 연락을 계속 하다가 그런 일들로 지금 곡들을 함께 하게 된 게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공백기를 지나 '다운 투 어스'가 나오기까지 아티스트 태양은 많은 부침과 극복, 성장 등을 겪었다. 태양은 "노을이 어두운 밤만을 맞이하지 않느냐. 내 상황이 어려움이 닥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을에 내 모습을 투영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노을은 계속 밤만 맞이하는데도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생각하게 됐다. 나 또한 이 상황이 어렵고 힘들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들이 무엇일지,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생각하게 됐다. 그런 마음들이 날 초심으로 돌아가게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말 나한테 있어서 중요한 게 무엇이었는지, 소중한 게 무엇이었는지 바라보고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며 "일찍 사회생활을 하고, 음악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생각했지만 그 시간동안 배우지 못한 많은 것들이 있었다는 걸 바라보게 됐다. 내 부족함을 마주하게 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가수로서의 태양 외에 인간 동영배로서도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변화를 모색했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솔로' 태양에게 영향을 준 가수는 유재하, 김광석, 김현식 등 한국 가요의 기반을 다진 선배들이었다. 태양은 "이번 앨범을 통해 많은 분들한테, 특히 팬분들한테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 어떤 거대한 목표라기보다는 오랫동안 기다려 주신 팬분들에게 내 음악으로 빨리 위로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다운 투 어스'는 25일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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