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2승 지켜낸 '투혼수비'김진혁"손들고 나오고싶을 만큼 힘들었지만..."[진심인터뷰]
지난 22일 K리그1 8라운드 대구-대전전 후반 42분 대전의 파상공세, 문전혼전 중 대구 센터백 김진혁이 몸을 날렸다. 볼이 골라인으로 빨려들기 일보 직전, 김진혁의 발끝을 맞고 튕겨나왔다. 승리를 지켜낸 천금 같은 순간, 동료들이 그를 끌어안았고 김진혁은 손을 번쩍 들어 환호했다.
올 시즌 대구의 2승 순간엔 늘 '베테랑' 김진혁이 있었다. 지난달 19일 전북과의 홈경기(2대0 승)에선 선제 결승골로 시즌 첫 승을 이끌었고 이날은 필사적인 수비로 1대0 승리를 지켜냈다. 10개의 공중볼 경합에서 10개(100%) 모두를 따냈고, 클리어링 17회, 볼 획득 6회, 패스성공률도 86.7%로 가장 높았다. 비프로11선수 평점 8.7점. 양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였다. 마침 이날은 대구 구단이 선정한 '김진혁 데이'였다. 잘 넣고 잘 막는 '수트라이커' 김진혁이 무실점 홈 승리에 활짝 웃었다.
7라운드 광주전에서 0-3의 경기를 3-3까지 따라붙고도 후반 막판 통한의 골을 내주며 3대4로 패했다. 울산을 이긴 대전과의 맞대결, 수비수들의 필승 의지는 결연했다. 김진혁은 "광주가 잘한 것도 있지만 안먹어도 될 실점을 한 건 우리 수비수들의 안일한 선택 때문이었다"면서 "팬들과 공격수들에게 미안했다"고 돌아봤다. 광주전 직후 라커룸 언쟁에 대해 "싸움까진 아니었고, 다들 화가 많이 났다. 주장인 세징야를 비롯해 선수들이 서로 강하게 이야기했다. 작년에 강등 문턱까지 갔는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된다는 의지였다"고 귀띔했다. "서울, 광주와의 2경기에서 7실점한 후 수비수끼리, 코칭스태프와 미팅을 정말 많이 했다. 부상자들이 다 돌아왔고 수비에서 더 집중해주면 반드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홈 팬들을 위한 승리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대구가 슈팅 14개, 대전이 슈팅 15개, 한치 양보없는 경기, 역대급 공수 전환 템포 속에 쉴새 없이 달리고 막다 보니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다. 김진혁은 "70분쯤 됐을 때 솔직히 손 들고 나가고 싶었다. 내적 갈등이 심했다.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를 악물고 마지막 순간까지 버티고 또 버텼다. 그리고 후반 42분, 아찔한 실점 위기. 그는 본능적으로 발을 뻗었다. "상대 크로스가 올라오는 상황에서 수비 전열이 흐트러졌다. 우당탕탕하면서 상대에게 찬스가 났고,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서 넘어지면서 발을 뻗었는데 차는 발에 볼이 걸렸다"고 절체절명의 상황을 떠올렸다. 위기를 버텨내고 찾아온 건 달콤한승리. 그토록 바라던 '클린시트'로 시즌 2승을 거뒀다 .
'김진혁 데이'에 눈부신 투혼으로 짜릿한 승점 3점을 가져온 그는 "'김진혁 데이'는 대구 입단 후 처음이었다. '꼭 이겨야겠다' 생각했는데 기세가 좋은 대전이라 걱정도 됐다. 무실점 승리로 마무리해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김진혁은 이날 경기장을 찾아준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 대구지부' 팬들을 위해 하프타임 임영웅의 '런던보이'를 선곡하는 센스도 뽐냈다.
승리 직후 '대구 신입 수비수' 후배 김강산과 인증샷도 남겼다. "강산이와는 룸메이트다. 성격이 차분하고 아주 단단한 선수다. 수비치곤 좀 작은 편인데 헤더도 팀에서 손꼽힐 정도로 잘하고 빌드업도 잘하고, 기대되는 친구"라고 귀띔했다. "강산이같은 선수들이 올라오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우리 팀이 더 발전하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의의 경쟁은 또 있다. 이날 K리그 100경기를 맞은 '고자기' 고재현과 나란히 통산 20골을 기록중. '수트라이커' 김진혁은 "재현이가 더 많이 넣어야 한다. 경쟁이 아닌 응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요즘엔 상대가 안된다. 재현이는 골을 잘 넣는 것뿐 아니라 훈련할 때도 자신감이 꽉 차 있다. 움직임에 날이 서 있다"며 신뢰를 표했다.
2015년 대구 유니폼을 입은 김진혁은 2019~2020년 김천 상무 시절을 뺀 프로 커리어 전부를 대구에서 보냈다. 그에게 '대구'란 어떤 의미일까. "대구 생활하면서 팀이 미웠던 적도 있고 사랑스러웠던 적도 있고… 이젠 그 모든 애증의 관계를 넘어서 그냥 집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대구를 떠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대팍'을 하늘빛으로 물들이는 팬들 때문이다. 김진혁은 "팬들의 힘이 어마어마하다. 홈경기 때마다 힘이 난다. 홈경기만 하고 싶다"며 웃었다. "우리 선수들은 절대 당연한 거라 생각 안한다. 시간, 돈, 열정 모든 걸 써서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팬들의 표값이 아깝지 않게 정말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했다. "마음처럼 잘 안될 때도 있지만 우리가 가진 모든 능력을 쏟아 되게끔 해야 하고, 감사함을 운동장에서 경기력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2승과 함께 리그 8위로 올라선 대구는 26일 수원FC, 30일 수원 삼성과 원정 2연전에 나선다. 작년 말 가장이 된 김진혁은 아내와 7개월 된 아들 도연이를 향한 승리의 다짐을 잊지 않았다. "자랑스러운 남편, 아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가족들이 오면 언제나 동쪽을 향해 하트 세리머니를 했었다. 다음에 골을 넣게 되면 아내와 아들을 위한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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