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연일 韓때리기…관영지 "美 소모품으로 전락"

김예슬 기자 2023. 4. 25. 07: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尹, 방미서 구두 약속 이뤄질 수도…美, 韓 최전선으로 몰아"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이 자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중국의 제재를 받을 경우, 그 빈자리를 한국 반도체 기업이 채우지 말아 달라고 한국에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가운데 중국이 이를 따를 경우 한국은 미국의 소모품으로 전락한 꼴이라고 경고했다.

24일(현지시간)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의 지시를 더욱 단호하게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했다.

또 이렇게 될 경우 "이는 한국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지속 불가능하고 자기 파괴적인 '소모품'이 된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백악관이 한국 정부에 중국 정부가 마이크론의 중국 내 반도체 판매를 금지할 경우, 한국 기업들이 그 빈자리를 메우지 말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양국 최고위급 소식통 4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D램 시장은 삼성전자(45.1%), SK하이닉스(27.7%), 마이크론(23%)이 장악하고 있다. 마이크론이 중국 시장에서 배제된다면 삼성전자와 SK의 점유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이들 기업을 겨냥한 요청으로 해석된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러한 보도와 관련해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패권을 유지하고 이기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공급망의 '탈동조화'와 단절을 추진했다"며 "심지어 동맹국들까지 중국 견제 캠페인에 동참하도록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관련 국가의 정부와 기업이 올바른 일을 하고,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보호하고,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이 이번 방미에서 미국 편에 서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 다루이 매니지먼트 컨설팅의 설립자이자 기술 분석가인 마 지후아는 "미국은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을 해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을 칩 전쟁의 최전선으로 몰아넣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방미에서 반도체는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며, 한국이 이 문제에 대해 미국과 동조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구두 약속 등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윤 대통령이 국익을 우선시하는 지도자라면 미국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명령은 여러 반도체 거대 기업에 엄청난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미국의 요청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 테크 애널리스트 샹 리강은 "과거 중국 시장은 마이크론에 크게 의존했지만, 요즘에는 양쯔메모리 테크놀로지와 같은 국내 칩 회사의 빠른 성장으로 많은 부품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샹 애널리스트는 "윤 대통령이 직면하게 될 진짜 문제는 그가 미국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중국 경쟁자들에게 시장을 잠식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하동 중국 외교대학교수도 한국이 외교 정책에서 완전히 균형을 잃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윤 대통령이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 전략을 집행하는 사람으로 선정됐다"며 "한국의 외교 정책은 완전히 균형을 잃었고,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심각하게 손상할 것이다. 이는 국내 정치와 한국 사회에서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도 사설을 통해 "한국 반도체 제조 부문이 완전히 미국의 통제 하에 있고,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에 봉사한다면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입은 손실을 한국 반도체 업체에 분담시키려는 시도는 자만심 가득한 왕따 행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yeseu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