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착제로 길에 손 붙여…도로 35곳 점거한 독일 환경운동가들
독일 기후환경단체 ‘마지막 세대’(Letzte Generation)의 활동가들이 베를린 시내 주요 도로 30여곳에서 도로점거 시위를 벌였다.
2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독일 디차이트 등에 따르면 활동가들은 이날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접착제로 손을 도로에 붙이는 형태의 시위를 전개했다.
이로 인해 베를린 도시고속도로 A100 등 주요 도로의 통행이 잠시 마비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시위로 구급차 15대 이상이 현장으로 출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교통체증이 빚어지자 주변을 지나던 행인들은 기후활동가들을 비난하며 소리쳤고, 한 남성은 분노해 활동가들에게 달려갔다가 경찰로부터 제지를 받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마지막 세대가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몇몇 시민들은 활동가들의 머리채를 잡아 도로 밖으로 끌고 나오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시위를 목격한 한 행인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들 때문에 왜 우리 모두가 고통을 받아야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시 전체가 혼란스러워졌다”며 “그냥 그들을 잡아 가둬야 한다”고 했다.
베를린 경찰은 이날 500명의 경찰관을 투입해 도심 35곳에서 벌어진 도로점거시위를 해산시켰다고 밝혔다. 기후활동가 200여명도 구금했다. 경찰은 활동가들의 손에서 타맥(아스팔트 포장재)을 제거하기 위해 도로 일부를 잘라내고 약품을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세대 측은 ‘지구기온 상승폭 1.5도 제한’이라는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대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상세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체는 “정부가 우리 생태계 파괴를 막을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는 지금 저항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런 형태의 시위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정부가 이전의 어떤 정부보다 기후 보호를 위해 많은 조치를 취해왔다”면서 “민주주의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공공질서에 혼란을 가져오는 것이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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