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장수와 요절이 공존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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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축복으로 여긴다.
그래서 새해가 되면 100세 이상 장수하는 노인을 찾아 인사를 하고 더 오래 사는 것을 기원하기도 한다.
60살을 기념하는 회갑 잔치가 중요한 집안일이었던 때가 그다지 먼 이야기는 아닌 것을 생각하면 80, 90을 넘어 장수하는 어른이 흔해진 사회는 실로 급격한 변화다.
개개인의 장수는 환영받을 일이지만, 인구 구조라는 측면에서 장수하는 노년의 증가를 마냥 축복하지는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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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축복으로 여긴다. 그래서 새해가 되면 100세 이상 장수하는 노인을 찾아 인사를 하고 더 오래 사는 것을 기원하기도 한다. 60살을 기념하는 회갑 잔치가 중요한 집안일이었던 때가 그다지 먼 이야기는 아닌 것을 생각하면 80, 90을 넘어 장수하는 어른이 흔해진 사회는 실로 급격한 변화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오래 살 수 있을까? 100세 아니 그 이상 사는 사람들은 항상 세상과 과학자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 지난 2월 말 미국의 유명 뉴스채널인 CNBC에서는 122년을 약간 넘게 살아 현재 가장 오래 산 사람으로 공인된 프랑스인 잔느 칼망의 장수 비결을 보도했다. 이것은 그녀의 삶을 연구한 프랑스국립연구소의 인구학자인 로빈 박사의 설명이다. 물론 로빈 박사도 우선은 이러한 장수는 '매우 드문 일'이라는 점과 '운이 좋았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로빈 박사는 잔느 칼망 할머니의 장수 원인으로 3가지를 꼽고 있다. 가장 첫번째로 '그녀는 부자였다(wealthy)'라는 점을 지적한다. 프랑스의 브루조아 가문에서 태어났고, 결코 일을 한 적이 없다는 점이 스트레스를 덜 받아 장수에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물론 112세에 담배를 다시 피우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삶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일반인과 비교되는 훌륭한 사회(사교)생활을 했다는 점도 그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생계를 위해 일한 적이 없고, 대부분의 시간을 사교나 여행 그리고 자기개발을 위해 썼던 부자 중의 한 사람이 역사에서 공인된 가장 오래 산 사람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무언가 기존의 가치, 아니 기대된 답변과는 거리가 있다. 검소한 생활, 간소하고 양이 적은 식단, 꾸준한 운동 그리고 최대한 오랫동안 일하기 이런 것들이 장수의 원인으로 간주되지 않았던가?
대부분의 우리들은 이런 삶을 살지는 못할 것이다. 큰 부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생계를 위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을 해야 한다. 물론 여행이나 양질의 여가활동 그리고 나를 위한 시간이 제한되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의 장수 비결이 이렇게 세속적이라는 로빈 박사의 뻔뻔한 설명은 오히려 솔직하기도 하다. 물론 박사의 이러한 분석은 한사람에 대한 것이어서,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개개인의 장수는 환영받을 일이지만, 인구 구조라는 측면에서 장수하는 노년의 증가를 마냥 축복하지는 않는 것 같다. 우리 시대의 인구구조를 특징짓는 고령화 더 나가 초고령화사회라는 개념은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로 보는 시각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노년층의 증가는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층이 엷어진다는 뜻이다. 바닥을 모르는 낮은 출산율도 문제지만, 청년층의 소실을 막아야 할 것이다. 한창 살아야 하는 젊은 나이에 죽는 것을 '요절'이라고 한다. 물론 가장 많은 원인은 자살이다. 10대에서 30대까지의 자살률은 주요국에서 가장 높고, 평균치의 2배 정도 된다고 한다. 며칠 전에도 유명 케이팝 가수의 사망소식이 신문지상에 실렸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스타의 생활도 청춘의 죽음을 막지는 못한 것 같다. 또 얼마 전에는 연속적인 청소년 자살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우울과 불안이 뿌리박힌 사회,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도 아직은 기대하기 어렵다.
요즘 나오는 뉴스나 기사를 보고 있으면 보통의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근심 없는 부자 할머니의 장수 이야기, 그리고 피하고 싶은 젊은층의 자살에 대한 소식이다. 이해하기도 해결하기도 힘들어 머리만 복잡해진다. 당분간 대한민국 인구 지형에 맑은 날이 없을 것 같다. 발음은 같지만 국어사전에는 '요절'에 이런 뜻도 있다고 한다. '몹시 우스워 허리가 아플 정도로 웃는 것을 이르는 말'. 한창일 청춘에 웃음은 고사하고 죽음이라니 이런 슬픈 모순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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