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이순신과 0시축제

김현식 충남문화재단 대표 2023. 4. 2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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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좌우의 노를 한 방향으로 맞춰야 나간다.

허나 노를 맞춰도 사람들이 한쪽에 몰리면 기울어 물이 차는 법.

'뮤지컬 이순신'을 충청 4개시도 연합이 주체가 되어 전충청인을 상대로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 기금사업으로 추진, 전국 순회공연은 물론 세계로 나가는 담대한 대작으로 만들면 어떨까? '0시축제' 도 같은 방법으로 피눈물 흘리며 이별하던 한맺힌 대전역 광장을 가슴 열고 만나 뜨겁게 화합하는 국민대축제의 장으로 바꿔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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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배는 좌우의 노를 한 방향으로 맞춰야 나간다. 허나 노를 맞춰도 사람들이 한쪽에 몰리면 기울어 물이 차는 법. 이에 놀라 반대편으로 몰려가다가는 뒤집어지고 만다. 천지만물과 인간사 모두 균형이 깨져 중심을 잃으면 병이 나고 죽는 자연의 이치다.

해서 선장은 '중심을 지키는' 북극성을 보며 항해하고, '생명을 책임지는 엄숙한 마음'으로, '균형잡기'에 최선을 다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고, 술 취한 사공을 만나면 빠져 죽기 십상이니 말이다.

지금 한국호는 태풍전야다. 미중 패권전쟁이 정점을 향해 가면서 안보와 경제 모두 칼날 위에 서있다. 한발만 헛디디면 경제파탄과 전쟁의 구렁텅이에 빠질 위기다. 물론 위기가 기회인 것 또한 세상이치이니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모아 위기극복과 기회포착에 나서야 할 때다. 헌데 나라 안을 보면 참으로 걱정이다. 요즘 들어 나라 뺏긴 구한말 같다느니 분단과 전쟁을 야기한 해방정국 같다느니 하는 장탄식도 들린다. 며칠후면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날이다. 오늘 다시금 이순신을 떠올리게 된다.

지난 반세기 한국사는 영호남 파쟁사다. 물론 영호남세력의 산업화. 민주화가 오늘의 코리아를 만들기도 했다. 이제는 선진화가 시대정신이다. 그런데도 양대세력은 낡은 이념의 옷을 입고 위선을 숨기며 권력투쟁에 골몰하고 있다. 진영논리로 이성을 마비시킨 채 시대가 요구하는 절박한 개혁은 외면하고 오직 상대방 탓 뿐이다. 나라의 중심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이 차오르는 요즘이다. 충청도가 깨어나야 할 때가 아닌가?

한국사는 중심이동의 역사다. 지금은 계룡산 시대다. 산업화 민주화의 아날로그 한강시대를 넘어 디지털 선진화의 금강시대다. 코리아는 지금 한류시대를 열었고 이제는 대중문화를 넘어 정신문화의 한류를 창조, 문화대국으로 나아갈 때다. 이 같은 국운융성을 앞두고 협업.융합.창조의 시대정신을 발목 잡는 낡은 판은 바꾸어야 한다. 충청이 중심에 설 때다.

충청은 역사이래 늘 인문과 예술의 중심이었으나 오늘날 변방화 되었다.

영남은 정신문화의 본향으로, 호남은 전통예술의 중심으로 자부심 넘치는 지역문화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코리아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는데, 충청은 인문예술의 뿌리와 줄기를 세운 곳임에도 고유성과 중심성을 상실하였다. 중흥이 시급한 이유다.

메가시티와 문화의 시대, 안으로는 국가균형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해 밖으로는 세계화와 한류지속을 위해 충청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때문에 문예부흥을 통해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을 확보하는 충청문화르네상스 운동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이점에서 필자는 영호남 바다에서 나라를 구하고 동아시아 대전쟁의 판을 바꾼 영웅 이순신과 영호남이 갈라지고 만나는 길목 대전을 떠올린다. 충청의 역사와 정신을 상징하는 대표브랜드로, 국난극복과 국민통합의 길을 여는 킬러컨텐츠로 말이다.

'뮤지컬 이순신'을 충청 4개시도 연합이 주체가 되어 전충청인을 상대로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 기금사업으로 추진, 전국 순회공연은 물론 세계로 나가는 담대한 대작으로 만들면 어떨까? '0시축제' 도 같은 방법으로 피눈물 흘리며 이별하던 한맺힌 대전역 광장을 가슴 열고 만나 뜨겁게 화합하는 국민대축제의 장으로 바꿔내자는 것이다. 충청이 하나되고 미래 한국의 중심이 되는 길에 문화예술이 할 수 있고 해야 할 의미 있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 나라를 구하는 충청리더십이 간절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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