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중심 증시 오름세에 ‘빚투’ 규모 10개월 만에 최대치 [한강로 경제브리핑]
국내 증시가 이차전지 등 일부 종목 중심으로 급등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투자경고 종목 수는 코스닥 기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배 넘게 늘면서 투자과열 경고등이 곳곳에서 켜지고 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위스키 인기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회식 대신 혼술(혼자서 먹는 술)을 즐기는 문화가 대세로 자리 잡은 데다 하이볼도 점점 대중화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4018억원으로 지난해 6월17일(20조6863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빚투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코스피가 지난 10일 약 8개월 만에 250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이 지난 14일 11개월 만에 900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에 동학개미 투자금이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다.
빚투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는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1일부터 영업점 창구와 모든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신용융자 매수 주문을 전면 중단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올해 시장 거래대금과 대출이 증가해 이용한도가 모두 소진되면서 신용융자 업무를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도 신용융자 대용비율 조정에 나섰다. 키움증권은 보증금률에 따라 40~55%였던 대용비율을 30~45%로 낮추고 현금비율을 5%에서 15%로 올렸다.
시장에서는 이달 들어 과열주의보가 울리는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것은 32건으로 전년 동기(15건)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32건 중 25건은 코스닥 종목이었다.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경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해 신용융자 매수를 막고 있다. 올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코스닥 종목은 54건에 달했는데 포스코엠텍, 테라사이언스, 자이글, 이화전기 등 이차전기 관련 수혜주들이 상당수다.
한국거래소는 유튜브 등을 통해 이차전지 종목 매수를 적극 추천하고 있는 일명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금양 홍보이사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박 이사는 이달 11일 유튜브를 통해 금양의 1700억원어치 자사주 매각 계획을 알리고 그 이후에야 해당 내용에 대한 금양의 공시가 이뤄졌는데, 거래소는 이런 행위가 공정공시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거래소는 이날 금양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하고 다음달 4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벌점과 공시위반제재금이 부과될 수 있다.
증권가도 현재 시장이 다소 과열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POSCO홀딩스를 시작으로 주요 업종 대표주의 실적 결과에 따른 등락이 예상되는데 문제는 주가가 실적을 한참 앞서가 있다”며 “웬만한 실적 서프라이즈나 긍정적인 결과가 아니라면 긍정적인 주가흐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반면 올해 1분기 증권가 수익은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삼성증권·한국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1149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2384억원을 5배 가까이 웃돌았다.
세종시에 살고 있는 30대 직장인 A씨는 1년 전부터 위스키 매력에 빠졌다. 제주도로 출장 간 남편에게 종류를 정해 위스키를 사달라고 부탁할 정도다. A씨가 위스키를 선호하게 된 데에는 코로나19로 대외 활동이 제한된 게 영향을 미쳤다. 아이를 키우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대면 활동으로 풀지 못하다 보니 술을 찾게 됐는데, 위스키가 혼술에 어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A씨는 “위스키는 맥주나 와인과 비교해 많이 먹지 않아도 되고, 안주도 많이 필요 없어서 적당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먹기에 좋다”며 “최근에는 거리두기 해제로 친구들과 만나 ‘하이볼’을 만들어 먹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탄산수 등을 넣어 만든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카치, 버번, 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2% 증가한 8443t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역대 1분기 기준 최고치다. 전체 분기 기준으로도 지난해 4분기(8625t)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수입량이 많았다. 위스키 수입량은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4738t에서 2분기 6461t으로 껑충 뛰었고, 3분기에는 7224t을 기록했다.
위스키 성장세의 동력은 20∼30대에 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판매량의 43.3%는 30대가 구매했고, 39.6%는 20대였다. 편의점 CU에서도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 중 20대(25.3%)와 30대(28.0%)의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MZ세대의 위스키 사랑은 코로나19가 기점이 됐다. 직장 회식 등이 사라지면서 혼술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데다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에 과감히 투자하는 MZ세대의 소비 패턴, 브랜드별로 개성이 뚜렷한 위스키의 특성이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천안에 살고 있는 직장인 함모씨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데 위스키는 그런 취미에도 잘 어울린다”고도 말했다.
위스키에 탄산수, 토닉워터를 넣은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위스키는 일부 계층을 위한 고가의 술이라는 이미지도 벗고 있다. 실제 최근 수입되는 위스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수입 위스키의 t당 가격은 지난해 1∼2분기에는 1만1000달러 수준이었다가 3분기 9600달러, 4분기 8500달러로 내렸고, 올해 1분기에는 7700달러로 하락했다. 고가의 위스키보다 중저가 위스키가 예전보다 더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얘기다. 명욱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교수는 “(MZ세대의 경우) 어떤 스토리가 담겨 있는지를 중시하기 때문에 문화와 역사성, 지역성을 가진 증류주에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증류주 자체가 하이볼처럼 나눠 마실 수 있는 확장성을 갖고 있고 보존성도 좋기 때문에 향후 위스키 외에도 코냑, 고량주, 증류식 소주 등의 인기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마약 등 민생침해범죄에 대한 예방과 대응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2024년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치안·국방·보훈 분야 지원 방향에 대한 ‘국가의 본질적 기능 강화 지원 방향’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마약범죄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이노공 법무부 차관은 “마약범죄 확산세가 심각함에 따라 검찰·경찰·관세청 등으로 구성된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는 등 마약범죄에 공동 대응 중”이라고 밝히면서 불법유통 사전차단, 수사역량 집중, 중독자 치료·재활, 교육·홍보 등 마약청정국 지위 회복을 위한 관계기관의 긴밀한 협업을 강조했다.
기재부도 법무부의 의견에 동조하며 마약범죄 수사 및 마약 근절에 필요한 예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차관은 “2024년 예산편성 과정에서 마약범죄 수사 및 인프라 조성 등에 꼭 필요한 예산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전세사기, 스토킹,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범죄 대응 능력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동·여성·장애인 등 범죄피해 약자에 대한 범죄 예방·대응·피해구제 및 일상회복까지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태원 압사 참사’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졌다. 다중운집 상황 등 국민 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비시스템 구축과 과밀·노후화 해소를 위한 수용시설 인프라 확충, 사회적 소외계층 대상 법률조력 확대 등이 거론됐다.
최 차관은 “정부가 해야 할 일에는 과감하게 지원하되 강력한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약자복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 ‘국가의 기본기능 수행 강화’에 중점을 두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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