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두 배된 티몬, '큐텐' 품에서 반전 가능할까

한전진 2023. 4. 2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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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험난했던 한해…매출·영업익 감소
'직구·역직구'…큐텐 품에서 기회 노리는 티몬
/ 그래픽=비즈워치

티몬이 지난해 영업손실이 두 배로 불어나는 등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대표 교체와 큐텐에 매각되는 등 험난한 한 해를 보냈던 영향이다. 그 사이 쿠팡 등 경쟁 커머스들 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티몬은 이를 '성장통'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큐텐 품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큐텐과 함께 국내 직구·역직구 수요 장악을 목표로 전열을 재정비 중이다. 

험난했던 2022년

25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손실 15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760억원) 대비 적자폭이 101% 커진 수치다. 최근 6년 중 가장 적자폭이 깊었다. 외형도 쪼그라들었다. 티몬의 지난해 매출은 1205억원으로 전년(1291억원) 대비 약 6.7%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순손실 역시 1663억원으로 전년(793억원)과 비교해 110% 가량 불어났다. 

티몬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티몬에게 있어 2022년은 혹독한 한해였다. 지난해 9월 큐텐에 매각되며 대표가 바뀐 것은 물론 사업 전략도 전면 수정됐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콘텐츠커머스'가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났다. 이는 예능·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판매와 연계시키는 사업모델이었다. 이후 큐텐의 품에 안기며 장윤석 대표에서 지금의 류광진 대표 체제가 됐다. 주요 전략도 '직구'와 '역직구'가 됐다.

티몬 측은 실적과 관련 "콘텐츠커머스를 중심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비용이 증가했다"며 "대주주가 바뀌며 사업 전략과 방향성을 정비하는 과정의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전년동기보다 60%, 지난 1분기에는 70%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며 "올해 전체적으로 개선된 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뚜렷해진 '승자독식'

이런 혼란 속에 경쟁자들은 성장을 이어갔다는 점이 뼈아프다. 특히 쿠팡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쿠팡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은 26조5917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26.5% 성장한 수치다. 영업손실은 1447억원으로 1조원이 넘던 전년 대비 적자폭을 대폭 개선했다. 네이버 역시 커머스 관련 매출이 1조801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그래픽=비즈워치

기타 이커머스도 외형 확장을 지속했다. 롯데쇼핑의 롯데온은 지난해 매출 113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56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적자를 냈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도 지난해 매출 1조74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 성장했다. 11번가도 영업손실이 전년보다 커지긴 했지만 매출이 78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0.5% 신장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든 커머스는 위메프 정도다. 위메프도 실적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이달 초 큐텐에 매각됐다. 업계의 승자독식이 본격화하고 있는 셈이다. 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시장 재편에 속도가 붙고 있다"면서 "새로운 전략을 보여주지 못하면 분명 도태되는 이커머스들도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시 기회 잡을까

관건은 티몬이 큐텐 품에서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가다. 쿠팡, 네이버 선두 업체들과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을 등에 업고 있는 SSG닷컴, 롯데온도 있다. 직접 경쟁은 이제 사실상 어렵다. 티몬은 새 주인이 된 큐텐의 강점을 십분 살리겠다는 계획이다. 큐텐은 글로벌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 등 해외 직구 역직구 사업에서 성과를 내온 기업이다. 

해외 직구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티몬의 미래 전략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티몬은 최근 큐익스프레스와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 'Qx프라임' 전용관을 마련했다.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을 원하는 국내 셀러들의 수요를 노린 포석이다. 여기에 직구 수요도 잡겠다는 목표다. 티몬 고객들은 티몬에서 편리하게 해외 여러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기존 배송대행사를 이용하는 불편을 없애며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큐텐을 업고 직구, 역직구 시장 장악에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전망은 맑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구 거래액은 5조140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26.4% 확대한 수치다. 해외 직구 시장은  2019년 3억 6000조, 2020년 4조 1000억원으로 매년 1조원대 이상 성장하고 있다. 2025년에는 해외 직구 시장 규모가 10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티몬은 지난달 해외 직구 거래액은 지난해 9월(큐텐에 인수된 달)에 비해 55.9% 증가했다. 분야별로 가전·디지털 상품 국외직구액은 143%, 출산·유아동 품목은 94%, 식품·건강식품은 48% 증가했다. 티몬 측은 "큐익스프레스 등 큐텐 글로벌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시너지가 났다"며 "큐텐의 셀러와 직접 연결되면서 배송기간이 줄고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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