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수단', 러 용병·중동 개입·외국인 사망 속출…韓·日 대피(종합)
대피 외국인 대상 범죄 만연…이집트軍 1명 총격 사망설도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수단 교전이 10일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 세력 개입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하는 모양새다.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피트르'를 맞이해 합의한 사흘간 휴전 마지막날인 24일(현지시간)에도 도심 총성은 끊이질 않고 있다. 각국은 자국민 대피에 총력을 다하며 교전 중단을 촉구했다.
◇러 용병에 중동까지 개입…'사태 악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와그너) 그룹의 수단 교전 개입으로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알프레드 무투아 케냐 외무장관은 일부 중동 국가 개입을 우려하고 나섰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DC에서 무투아 장관과 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와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직접 언급해 "와그너그룹의 수단 사태 참여에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는 수단에서 더 많은 죽음과 파괴를 가져오는 요인으로 더는 개입하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많은 다른 국가도 이와 관련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와그너그룹이 개입하면 사태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개전 이래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핵심 전력으로 전투 중인 와그너그룹은 전쟁 이전 중동과 아프리카 분쟁 등에 참전해 친러시아 세력 편에서 싸웠다. 특히 러시아는 아프리카와 아랍 문화권이 교차하는 수단을 지정학적 요충지로 보고 와그너그룹을 파견, 수단 군벌을 지원해 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와그너그룹은 지난 10일간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에 무기를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투아 장관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동 국가들이 수단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이들 세력은 "그 어떤 이유에서든 수단을 정쟁의 장으로 이용하려 한다"며 "우리는 외부 세력에게 수단을 내버려 둘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 내 특정 국가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AFP에 따르면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수단 사태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韓·日도 교민 대피 성공…구조 요청 지속
'이드 휴전' 마지막날인 이날 각국은 자국민 대피 작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우리 대통령실에 따르면 잔류를 희망한 1명을 제외한 우리 교민 28명 전원은 한국 대사관에 피신해 있다가 약 841㎞ 떨어진 북부 항구도시 포트수단까지 12시간 버스를 타고 밤새 이동해 포트수단 국제공항에서 군용기를 타고 마침내 무사 이륙했다. 이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를 경유해 서울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자위대는 잔류 희망자 외 45명을 자위대 수송기를 이용해 인근 지부티로 대피시켰다. 이와 별도로 4명의 일본인은 프랑스·국제적십자 지원으로 지부티와 에티오피아로 이동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본인 대피 작전에 한국, UAE, 유엔 등의 협력이 있었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중국 당국은 이날 1차 대피 작전을 안전하게 이행했으며 남아있는 1500명 이상 동포의 생명, 재산, 안전 보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 외무부는 자국민 등 388명을 지부티로 대피시켰다. 독일도 이날 오전 항공편으로 내외국민 최소 300명을 구조했으며 추가 항공편을 급파해 추가 100여명을 수송할 예정이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에 따르면 지난 주말 EU 시민 1000여명이 대피했다.
미국은 지난 22일 오후 늦게 현지 대사관 직원과 가족 약 70명 전원을 무사 대피시키고 대사관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대피 작전에서 제외된 대부분 이중국적자로 이뤄진 민간인들은 여전히 현지에 머물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수단에 남은 "미국 시민과 미정부 관련 개인들과 긴밀한 소통을 계속하고 있다"며 "수십 명이 출국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동맹국·파트너들과 협력해 그들이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피 외국인 대상 공격도…군벌은 책임 공방
대피 과정에서 일부 외국인 호송대가 강도, 약탈과 같은 범죄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군과 RFS 측은 서로의 탓으로 돌리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단 정부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집트 보조군 1명이 하르툼에서 운전하던 중 RSF가 발포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다만 주수단 이집트 대사는 수단 정부군 발표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앞서 프랑스 호송차 1대가 피격을 당해 프랑스인 1명이 다쳤다. 카타르 대피 차량도 포트수단으로 향하던 중 RSF 측 공격을 받았다고 정부군은 전했다. 주수단 이집트 외교관 1명 역시 총격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번 교전으로 구호요원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커 페르세스 주수단 유엔 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수단에 남아 현재 위기 해결하고 유엔의 의무 임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미군이 무인항공시스템을 통해 유엔 주도 호송차를 타고 포트수단까지 육로 이동하는 미국인 수십명을 감시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이들은 무사히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평화유지군 파병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수단에서는 지난 15일 정부군과 RSF 간 권력 다툼으로 촉발한 교전으로 최소 427명이 사망하고 37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접경국인 차드, 이집트, 남수단으로 수단 민간인들의 피난 행렬도 잇따르고 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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