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세탁’ 조선광선은행 심현섭 첫 한미 동시제재…北WMD 자금차단 강화
한미가 북한과 관련해 동일한 대상을 동시에 독자 제재하는 건 2016년 12월 고려항공 등을 겨냥한 이후 6년4개월만이다.
25일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암호화폐 세탁 등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에 관여한 조선광선은행 소속 심현섭을 미국과 함께 독자 제재 명단에 올렸다.
심현섭은 해외에 불법 체류하면서 신분을 위장해 활동하는 북한 IT 인력이 벌어들인 암호화폐를 포함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불법 자금을 세탁했다. 또 이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제공했다.
그가 소속된 조선광선은행은 2016년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한미가 북한의 동일한 대상에 대해 동시 독자 제재에 나선 것은 사이버 분야에서는 처음이다.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의 ‘돈줄’로 떠오른 불법 사이버 활동을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도 이날 심현섭을 비롯한 3명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나머지 2명은 중국·홍콩 기반으로 활동하는 장외거래(OTC) 가상화폐 트레이더다.
이들은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인 ‘라자루스’가 훔친 가상화폐를 실제 돈으로 바꾸고 위장 회사를 통해 북한 행위자들이 미국 금융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재무부 관계자는 “북한은 불법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필요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고도로 숙련된 정보기술(IT) 노동자 수천명을 전세계에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현섭은 2021년 9월부터 수천만달러의 가상화폐를 받았는데 그 중 일부는 IT 기반 업무를 위해 미국 기반 회사들이 모르고 고용한 북한 개인 노동자에게서 나온 것”이라면서 “가짜 신분을 사용하는 북한 IT 종사자들은 취업시 가상화폐로 급여를 줄 것을 요구하고 이 대부분을 복잡한 세탁 방식을 통해 북한에 보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심현섭은 훔친 가상화폐에서 나온 돈으로 위장 회사가 북한을 대신해서 담배나 통신 장비 같은 상품에 대해 지불할 수 있도록 OTC 트레이더에게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자금 중 상당수를 암호화폐 탈취 등 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해 충당한다는 판단 아래 최근 사이버 분야 제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공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월 북한인 4명과 기관 7곳을 첫 사이버 분야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미국과 수시로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실무그룹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국가정보원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연방수사국(FBI)과 공동으로 북한 사이버공격 위협 실태를 다룬 합동 보안 권고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대북 독자제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6번째로, 지난해 10월 이후 개인 36명과 기관 41곳이 새로 제재 명단에 올랐다.
제재 대상자와 외환 거래나 금융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각각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회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허가받지 않고 거래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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