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빌딩들이 어때서…"많이 빠졌어" 충당금 쌓는 美은행들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에 미국 은행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재택근무 선호 현상으로 오피스 가치가 추락하자 부동산대출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을 늘리는 은행이 늘고 있다.
1분기 은행 수익에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는 징후가 이미 나타났다. 지난주 웰스파고는 부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12월 이후 50% 가까이 증가해 15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모건스탠리는 충당금 적립이 작년에 비해 급격히 증가한 이유로 상업용 부동산과 경제 전망 악화를 꼽았다. 모건스탠리 CEO 제임스 고먼은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현재 은행위기는 아니지만 일부 은행에 위기가 닥쳤고 여전히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높은 아칸소주의 OZK 은행은 지난 21일 1분기 대출충당금을 10% 늘렸다. 이는 1년 전보다 10배 증가한 수치이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소규모 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약 40%를 차지한다. 대형 대출 기관의 장부에서는 약 13%를 차지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부채 4조5000억 달러 중 3분의 1이 2025년 말 이전에 만기가 도래한다.
마켓인사이더는 부동산 가치 하락, 긴축 재정 여건, 유동성 시장의 악재가 겹치면 대출자들이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을 재융자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채무 불이행률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부동산그룹 브룩필드가 지난주 워싱턴 인근 교외 오피스빌딩과 관련된 1억6100만 달러의 상업용 부동산 채무를 불이행했다. 지난 2월에는 로스엔젤레스의 주요 오피스타워 두 곳을 담보로 7억8400만 달러의 채무를 불이행했다.
블랙스톤과 핌코는 최근 몇 달 간 일부 오피스 투자를 포기했다. MSCI 리얼애셋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첫 3개월 동안 미국 오피스 관련 거래가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붕괴가 임박했고 2008년의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모건스탠리는 이달 초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최고점 대비 40%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무실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시장의 다른 분야에서도 스트레스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코스타그룹의 데이터에 따르면, 아파트 건물 판매도 2009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상업용 부동산의 종류가 다양하고 보유자산도 은행 및 기타 기관에 분산돼있어 '시스템'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스톤 CEO 조나단 그레이는 "물류, 호텔, 임대 주택, 데이터 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상업용 부동산은 대형은행, 소형은행, 보험사, 정부기관, 증권화 및 모기지 리츠에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어서 시스템적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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