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챔프 vs 15연승의 디펜딩 챔프…변준형·김선형 그리고 아반도
'정규리그 챔피언' 안양 KGC인삼공사와 '디펜딩 챔피언' 서울 SK가 25일 오후 경기도 안양에서 막을 올리는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에서 격돌한다.
두 팀이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 건 KBL 역대 세 번째이자 2004년과 2005년 전주 KCC와 원주 TG삼보(현 DB)의 파이널 이후 처음이다.
작년에는 SK가 KGC인삼공사를 4승 1패로 누르고 정상에 등극했다. 전희철 감독은 SK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에 팀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해는 양상이 정반대다. 김상식 KGC인삼공사 감독이 부임 첫 시즌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에는 SK가 도전자의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마치 KGC인삼공사가 '언더독'처럼 보인다.
올 시즌 정규리그 선두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두 팀의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희비는 극명했다. KGC인삼공사는 37승 17패로 정규리그 정상에 섰고 SK는 그보다 1승이 부족한 36승 18패를 기록했음에도 3위에 머물렀다. KGC인삼공사는 4강에 직행했고 SK는 오랜만에 6강에서 플레이오프를 시작했다.
KGC인삼공사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고양 캐롯을 3승 1패로 눌렀다. 1차전에서 56점 차로 크게 이겼지만 홈 2차전에서 일격을 맞았고 3차전에서는 대접전을 치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리고 체력도 크게 떨어져 있던 캐롯의 분발에 KGC인삼공사는 크게 고전했다.
반면, SK는 3월 들어 패배를 잊었다. SK는 지난달 8일 수원 KT와 홈 경기부터 파죽의 9연승으로 정규리그를 마무리 했다. 이 기간에 5점 차 이내 승부를 다섯 차례나 이겨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최준용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나이츠의 기세는 거침없었다. SK는 6강에서 전주 KCC를, 4강에서 창원 LG를 각각 3연승 무패로 따돌리고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했다.
16점 차로 크게 이긴 KCC와 6강 1차전 이후 치러진 플레이오프 5경기는 모두 6점 차 이내 승부였다. SK는 그때마다 강력한 뒷심을 발휘했다. 특히 LG와 4강 2,3차전은 모두 1점 차 승리로 끝났다.
정규리그 막판 일정과 플레이오프 결과를 더하면 SK는 최근 15연승을 질주 중이다.
게다가 올해 챔피언결정전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대관 문제로 인해 '2-3-2' 방식으로 펼쳐진다. 승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5차전이 1위 KGC인삼공사의 안방이 아닌 3위 SK의 홈 구장에서 펼쳐진다. KGC인삼공사가 1,2차전에서 홈 코트 방어에 실패한다면 이어지는 원정 3연전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처럼 SK의 기운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SK가 15연승 이전에 마지막으로 패한 경기를 주목해야 한다.
KBL 정규리그 경기가 아니었다. 3월 초 일본 오키나와에서 펼쳐진 아시아 슈퍼리그(EASL) 결승전이었다. 당시 SK를 꺾고 우승한 팀은 바로 KGC인삼공사였다.
두 팀은 정규리그 여섯 차례 맞대결에서 3승 3패로 팽팽했다. KGC인삼공사가 13점 차 대승을 거둔 1차전을 제외하면 모두 6점 차 이내 접전이 펼쳐졌다.
KGC인삼공사와 SK의 맞대결은 KBL 최고의 흥행카드였다. 안양과 서울 잠실에서 각각 세 차례씩 열린 경기의 평균 관중은 약 4,015명이다. 올 시즌 두 팀간 평균 관중을 따졌을 때 가장 많은 관중이 입장한 맞대결 카드였다.
무엇보다 KBL을 대표하는 가드 변준형과 김선형의 대결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변준형은 지난 시즌 패배를 경험했지만 올 시즌 MVP급 가드로 성장했다. 그런데 변준형을 제치고 MVP를 차지한 선수는 다름 아닌 김선형이다.
오세근은 변준형의 반격을 굳게 믿고 있다. 지난달 정규리그 우승 인터뷰에서 변준형을 향해 "(김)선형이를 한 번 이겨야지"라고 말한 뒤 "작년에 못 이겨서 이번에는 해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세근은 SK를 상대로 정규리그 평균 15.7득점, 6.7리바운드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최준용의 빈 공백을 잘 메우고 있는 정통 빅맨 최부경과 매치업을 주목할만 하다.
KBL 최고 외국인 선수를 가리는 자밀 워니와 오마리 스펠맨의 자존심 대결도 흥미롭다. 워니가 플레이오프 6경기에서 평균 27.8득점, 12.2리바운드로 활약한 반면, 스펠맨은 4강 4경기 평균 14.0득점, 야투 성공률 43.1%로 다소 저조했다.
스펠맨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패배 후 벤치에서 눈물을 흘린 바 있다. 설욕에 대한 의지가 누구보다 강하다.
가장 주목할 변수는 KGC인삼공사의 필리핀 가드 렌즈 아반도다. 아반도의 시즌 평균 득점은 9.0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SK를 상대로는 5경기 평균 20.4득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김상식 감독은 4강에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아반도를 챔피언결정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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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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