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5G 시장 활성화, 지금이 적기…도매대가 내려야"
기사내용 요약
과기정통부, 이통3사에 5G 도매대가 인하 설득할 것으로 전해
알뜰폰 업계 "인하 시 5G 요금제 수 증가…가계통신비 절감도 기여"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정부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의 5G망 도매대가 인하를 재차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 시장에도 다양하고 저렴한 5G 요금제가 나와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알뜰폰 업계는 정부 입장을 환영하면서도 이통3사가 적극 협조할 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G 도매대가를 신속하게 내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3사에 내는 5G망 사용료 수준을 낮춰 알뜰폰 시장에도 다양한 5G 요금제가 나오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정부가 5G 도매대가 인하 의지를 드러낸 것을 두고 알뜰폰 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산정된 5G 도매대가로는 이통3사와의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낼 수 없었다는 이유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사용료(도매대가)를 내 이통3사 통신망을 이용한다. LTE와 5G의 경우 도매대가는 알뜰폰 업체가 재판매하는 요금제 가격의 일정 비율을 이통사에 지불하는 '수익배분율' 방식으로 계산한다. 업계에 따르면 LTE 수익배분율이 40~50%대라면 5G는 60%대다.
예컨대 월 5만9000원인 SK텔레콤 24GB 요금제를 알뜰폰에 재판매할 때 수익배분율이 60%라면 3만5400원을 이통사에 도매대가로 내야 한다. 이에 일부 알뜰폰 사업자는 도매대가 수준과 비슷한 5G 24GB 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링크'의 알뜰폰 SK세븐모바일이 3만74000원에 제공했고, 프리티는 3만9600원, 이야기모바일은 4만4000원에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24GB 요금제를 온라인용 가격으로 월 4만2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이야기모바일과 비교했을 때 SK텔레콤 온라인 요금제가 더 저렴하다. 프리티 요금제와 비교했을 때는 SK텔레콤 온라인 요금제가 2400원 더 비싸다. 하지만 이통3사가 지닌 결합할인, 멤버십 혜택 등을 고려하면 프리티가 SK텔레콤보다 가격 경쟁력에 확실히 능가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5G 요금제를 내놔도 가격이 이통사와 큰 차이가 없어 알뜰폰 고객은 여전히 LTE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수요가 없으니 이통사 자회사를 제외한 알뜰폰 사업자 대부분도 5G 요금제 출시에 적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도매대가가 더 저렴한 LTE망으로 더 많은 고객을 데려와 마진을 남기는 게 더 이득이다.
알뜰폰 시장 내 5G 성장 주춤세는 통계에도 나타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 중 5G 비중은 지난 2월 기준 약 1.5%, 5G 전체 가입자 중 알뜰폰 비중은 0.67%다.
알뜰폰 업계는 5G 도매대가 인하가 가계통신비 인하를 목표로 정부가 동분서주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될 거라며 지금이 도매대가 인하 적기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사업자들이 LTE 요금제 '0원' 프로모션을 앞다퉈 진행하고 있지 않냐"며 "수익배분율을 50% 아래로 내리면 알뜰폰 사업자들이 5G 요금제 출시에 달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배분율이 50%라고 가정하면 월 5만9000원인 SK텔레콤 5G 24GB 요금제를 알뜰폰 시장에서 월 3만원 초반에 볼 수 있다. 45%면 2만원 후반대도 가능하다. SK텔레콤 온라인 요금제와 비교해도 알뜰폰이 가격 경쟁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이통3사가 정부 제안대로 도매대가 인하에 동참하지는 않을 거라는 시각을 내놨다. 6G 상용화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이통3사가 주력 상품인 5G 요금제까지 포기하면서 정부에 협조하지는 않을 거라는 이유다. 이통3사는 자사에서 5G 단말기를 구매한 고객에게 LTE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만큼 5G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이통사 한 관계자는 "(5G 도매대가 인하 시) 이익률이 저조한 통신시장에서 알뜰폰이 5G 시장 주도권까지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수익성을 고려하면 당장 5G 도매대가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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