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 정원, 올 입시부터 줄어드나…변수는 '대학 재정난'

김정현 기자 2023. 4.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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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대입전형시행계획 이론상 다음 달까지 수정 가능
교대 구성원 반발로 신중 기류…재정 보전 검토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전국교육대학생연합 학생 등 관계자들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거리에서 열린 '교육 불평등 심화시키는 교육부 정책 반대, 전국 예비교사 분노의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4.25. bluesoda@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가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치르는 입시부터 교육대학 입학정원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대 정원은 12년째 동결돼 있으며 초등교사 신규채용 규모를 웃돈다.

당국은 한시가 급하다고 보고 있지만 정원 감축은 교대 구성원들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줄어들 등록금 수입을 보전할 방안 역시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관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4학년도 대학입시부터 교대 입학정원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날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발표하며 다음 달까지 정원 조정 방안을 발표하고자 협의 중이라 밝힌 바 있다.

정원 감축은 학생 수 감소와 초등교원 수급 계획을 반영, 단계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번 수급계획에서 초등교사 신규 채용 규모를 오는 2027년까지 올해(3561명)보다 18.6~27.0% 줄이기로 했다.

정부는 초등학생 수가 올해 253만9000명에서 2027년 197만6000명, 2033년 141만8000명으로 각각 22%, 44% 급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교대 10곳과 이화여대, 제주대, 한국교원대 등 초등 교원양성기관 13개교의 입학 정원은 지난 2012년 3848명으로 정해진 후 사실상 동결돼 왔다.

당장 내년부터 신규 교사 채용 규모가 교대 12학번이 졸업한 첫 해인 2016년(6591명)의 절반에 못 미치게 되는 만큼 정원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지난 24일 교육부가 발표한 중장기(2024~2027년) 교원수급계획에 따르면 초등교사 양성기관인 교대 정원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2024학년도 신규 채용 예정인 초등교사 규모(2900~3200명 내외)보다 현재 교대 입학정원(3847명)이 더 많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초등 교원양성기관 대학 13곳의 2023학년도 정시 경쟁률은 2대 1로, 업계에서 '사실상 미달'로 보는 3대 1에도 못 미친다. 교대를 졸업해도 교사가 된다고 보장할 수 없고, 정부의 채용 감축이 이어지며 매력을 잃어간다는 시각이 강하다.

한국교육개발원(KEDI) 통계에 따르면, 초등교사 신규 임용시험 합격률은 지난해 48.6%로 2017년 69.5%까지 상승했던 것보다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물론 대학입시 정원을 바꾸는 일은 그리 간단치 않다. 현행 고등교육법 등에 바탕을 둔 사전예고제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 사전예고에도 불구하고 대입 계획을 바꿀 수 있는데 교육부는 교대 구조조정도 예외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교대 정원 감축을 반영한) 2024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변경안을 다음 달 말까지 승인 받으면 이론상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입전형시행계획은 학과별 모집 인원, 전형요소 등을 담은 지침으로 입학 1년10개월 전까지 확정해 공표하는 것이 원칙이다. 올해 고3이 치르는 2024학년도의 경우 지난해 4월 말에 이미 대학별로 확정됐다.

다만, 현행 법령에 '대학 구조개혁을 위한 학과 개편, 정원 조정이 있는 경우' 이를 고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는데 마지노선은 다음 달 말이라는 이야기다.

[서울=뉴시스] 지난 24일 교육부가 발표한 중장기(2024~2027년) 교원수급계획에 따르면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사 임용 규모를 줄이는 것에서 나아가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교대)의 정원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의 교대 입학정원이 앞으로 뽑을 초등교사 수보다 많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학과 규모를 줄이려면 대학별 학칙을 손봐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학생, 교수진을 설득해야 하는데 무리하게 정원 감축에 나설 경우 분규를 부를 수 있다. 때문에 교육부 안팎에서는 당장 2024학년도부터 정원을 감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이혁규 청주교대 총장은 "내부 합의 과정이 복잡해 시기상으로 만만치 않다"며 "최소한 올해 결정된 것을 내년에 당장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교대 정원 감축을 더 미룰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당장 2024년도 입학정원을 줄이더라도 졸업생은 2028년에 배출된다. 이번 수급계획은 2027년까지 제시돼 있고, 통계청의 학생 수 추계를 보면 초등학생 수는 2033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지원관은 전날 출입기자단 정례브리핑에서 "(초등교사 수급계획 상) 양성 규모보다 임용 규모가 줄어드는 게 명확히 보이기 때문에 교대도 적극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자발적 정원 감축에 나선 교대를 위한 재정지원 방안 등을 검토하고, 교대들이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권역별 연합체제를 운영하면 이를 돕기로 했다.

교육부 다른 관계자는 "교육공무직원 인건비,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비(교연비), 시간강사 처우개선비 등은 국고가 아닌 등록금 수입으로 교대가 직접 충당하는 구조"라며 "교대에서 정원 감축으로 줄어든 수입을 보전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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