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스포츠 배운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드림패럴림픽@올팍
"'선생님, 많이 사랑해요' 수어로 다같이 해볼까요?"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문 광장, 정경희 장애인식 개선 강사(전 배드민턴 국가대표)의 제안에 아이들의 "네!" 높은 음자리표 함성이 울려퍼졌다. 정경희 강사의 지도에 따라 담임 선생님을 향해 양손으로 맷돌을 그리듯 '사랑해요' 수어를 하는 아이들의 만면에 미소가 흘러넘쳤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 스포츠 주간을 맞아 서울 지역 학생, 시민들을 대상으로 대한장애인체육회 주최 '드림패럴림픽'이 열렸다. '드림패럴림픽'은 2019년부터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인근 이천 지역 초중학생들을 초대, 선수촌 견학과 함께 장애인 스포츠를 직접 체험하는 형식으로 처음 시작됐다. 교육 현장에서 스포츠를 통한 장애인식 교육의 실효를 체감한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지난해부터 '찾아가는 드림패럴림픽'을 도입했다. 평택세계장애인역도선수권,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울산 전국장애인체전, 장애-비장애학생의 서울림운동회 현장 등을 직접 찾았다.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국 확대를 야심차게 계획중인 드림패럴림픽이 올해는 88서울올림픽·패럴림픽의 성지 '올팍'으로 찾아왔다. 18~21일, 서울 잠일초, 오금초, 방이중, 세륜초, 방산초, 가락초, 문현초, 잠신중, 성내중 등 강동·송파 지역 초·중학교 9개교 26학급 장애, 비장애학생 632명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아이들은 시각장애인 종목인 쇼다운, 뇌병변 등 중증장애인 종목이자 패럴림픽 9연패에 빛나는 보치아, '톱랭커' 김정준(세계 2위)을 보유한 휠체어 배드민턴 등의 종목을 장애인 전문강사의 지도에 따라 직접 체험했다. 코트 한켠에 설치한 텐트에선 휠체어배드민턴 국가대표 출신 정경희 강사가 아이들 눈높이의 장애인식 개선 이론 교육과 함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등 수어를 지도했다. 교실 안 천편일률적인 영상으로 '지루한' 장애인식 개선 교육을 받아왔던 아이들이 봄날 햇살 아래 휠체어를 타고, 몸으로 부딪치는 체험형 프로그램에 신이 났다. 열광적인 리액션은 기본, 수업 종료를 알리는 알람에도 라켓을 놓을 줄 몰랐다.
애제자들과 '많이 사랑해요' 수어를 교환한 잠일초 5학년 박하나 교사(40)는 "16년 교편 생활 중 이런 장애인식 개선 교육은 처음"이라며 반색했다. "우리반엔 장애학생 지원이가 있는데 친구들과 스포츠 체험을 같이 할 기회가 없었다. 오늘 장애인 선수들에게 직접 패럴림픽 종목들을 배우면서 정말 좋은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학년부장님의 '광클(광속 클릭)' 덕에 기회를 받았다. 교내 경쟁도 엄청났다. 5학년 12개 학급이 '사다리타기'로 추첨, 4학급이 뽑혀서 왔다"며 웃었다. "선수 출신 강사님들이 설명을 너무 잘해주셨다. 아이들이 엄청 집중하더라. 장애, 비장애 아이들이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을 것같다"며 흐뭇해 했다. "보이지 않아도, 몸이 불편해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시간이다. 교실로 돌아가 배우고 느낀 걸 다시 돌아보고 발표하는 시간도 가질 계획"이라면서 "앞으로 전국의 더 많은 아이들이 참여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내년에도 아이들과 함께 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10반 회장' 김아인양(11)은 "다양한 장애유형에 맞는 스포츠 종목들을 배웠는데 쇼다운이 제일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오락실에서 해본 에어하키랑 비슷한데 눈을 가리고 하니 훨씬 힘들었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공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청각에 더 집중하게 되더라. 시각장애인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같은 반 김시온군(11)도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운동을 즐기고 잘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면서 "다른 친구들도 꼭 체험해봤으면 좋겠다. 직접 해보니 훨씬 재밌다. 가족들에게 배운 수어를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정경희 강사는 "서울 올림픽파크에서 드림패럴림픽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들이 학원 다니느라 햇볕 볼 일도 없고, 장애인 볼 일도 별로 없을 텐데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이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함께 스포츠 체험도 하고, 휠체어도 타보고, 5월 스승의 날을 앞두고 '선생님 사랑해요' 수어를 가르쳤는데 반응이 뜨거웠다"면서 "조기 교육은 정말 중요하다. 오늘 휠체어를 타고 장애인 스포츠를 즐긴 기억은 이 아이들에게 평생 추억이 될 것이다. 100번 수업보다 한번 휠체어 타게 하는 교육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했다. "훗날 이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될 무렵엔 대한민국이 장애 인식에 있어서도 선진국이 될 것이다. 장애 당사자인 나와, 장애를 가진 우리 아이들도 행복하고, 비장애인들도 함께 어울리며 차별없이 모두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과 기대를 전했다.
올림픽공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세원 거액 유산? 10원도 없어..저렴한 비즈니스 호텔서 생활"('뒤통령')[종합]
- '38세' 보아, 청첩장 공개 "서로 이해하고 사랑할게요"
- '강원래♥' 김송, '故 최진실 딸' 최준희 SNS 일부러 들어가 인사 "인형♥" 칭찬 세례
- 송은이 "김숙 고소할 뻔 했다…수면장애인 줄 모르고 놀려" ('조현아의목요일밤')[종합]
- 서세원, 프로포폴로 사망? 커지는 의혹..서동주 “제가 아는 게 너무 없어 답답”
- 지드래곤, '조카 바보' 어깨 올라가는 온가족 지원사격...조카도 'PO…
- [SC이슈] "세상이 억까" 이홍기, 최민환 빠진 첫 공연서 '피의 쉴드…
- [SC이슈] 박수홍♥김다예, 백일해 논란 사과에도 갑론을박 "'슈돌'은 …
- "40대 안믿겨" 송혜교, 핑클 이진과 또 만났다..주름하나 없는 동안 …
- 쯔양 '전 남친 착취 폭로' 그후 겹경사 터졌다 "1000만 다이아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