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이변의 1위’ 흥미롭게 진행되는 2023 ML 초반 레이스[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시즌 초반 레이스가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2023시즌 메이저리그는 현재 개막 첫 달 일정이 한창이다. 4월 24일(한국시간)까지 모든 팀이 20경기 이상을 마쳤고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는 정규시즌의 약 15%인 24경기를 소화했다.
아직은 초반이지만 순위표가 상당히 흥미로운 구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팀 성적의 양극화가 심한 모습이다. 전체 승률 1위 탬파베이 레이스와 전체 최하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벌써부터 승률 차이가 엄청나다(이하 기록 4/24 기준).
가장 '잘 나가는'팀인 탬파베이는 24일까지 19승 3패를 기록했다. 시즌 승률이 무려 0.864. 개막 13연승을 달리며 메이저리그 현대시대 역대 개막 최다연승 타이기록을 쓴 탬파베이는 비록 신기록 작성에 실패했지만 또 다른 신기록을 바라보고 있다. 개막 홈 13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1승을 더 거두면 라이브볼 시대 홈 개막 최다연승 신기록을 쓰게 된다.
최하위 오클랜드는 24일까지 4승 18패, 승률 0.182를 기록했다. 지구는 다르지만 전체 승률 1위 탬파베이와 승차가 무려 15경기다.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이미 9경기차로 뒤쳐진 상황. 일찌감치 최약체 평가를 받은 팀이기는 하지만 이정도로 뒤쳐질 것이라는 예상은 드물었다.
초반인 만큼 '아주 잘 나가는' 팀도 페이스가 뚝 떨어진 팀도 있을 수 있다. 탬파베이가 시즌을 8할 승률로 마칠 가능성도, 오클랜드가 1할 승률로 올시즌을 끝낼 확률도 0에 가깝다. 그보다 현재 순위표가 흥미로운 것은 '중간'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24일까지 무려 18개 팀이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다. 리그 전체의 2/3이 5할 승률 팀이라는 것. 6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인 팀도 7개나 된다. 그리고 승률 4할 미만의 부진을 보이는 팀이 8개나 된다. 매 시즌 전체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4할 승률 팀'은 단 3개 뿐이다. 중위권 없이 최상위권과 상위권, 하위권만 가득한 듯한 순위표다.
현재 가장 치열한 지구는 드디어 명성을 되찾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다. 8할 승률의 탬파베이가 선보이는 압도적인 질주에 가렸지만 탬파베이 외 다른 4개 팀도 모두 승률 5할 이상을 기록 중이다. 지구 내 모든 팀이 승률 5할 이상인 그야말로 '죽음의 조'다. 2위 볼티모어 오리올스(0.667)가 탬파베이의 뒤를 따르고 있고 뉴욕 양키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이상 0.591), 최하위 보스턴 레드삭스(0.522)까지 모두 5할을 넘겼다. 지난해 변화한 모습을 보인 볼티모어가 약진하며 약체가 없어졌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치열한 경쟁은 예상된 바였다. 동부지구를 제외한 다른 지구에서는 모두 의외의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는 미네소타 트윈스가 선두(승률 0.545),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최하위(0.227)다. 어느정도 예상된 흐름. 하지만 3년 연속 위닝시즌을 만든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승률 0.318로 크게 뒤쳐져있다. 서부지구는 디펜딩 챔피언인 휴스턴 애스트로스(승률 0.545)가 아닌 텍사스 레인저스(0.667)가 순위표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텍사스는 무려 +60의 득실차(139득점 79실점)를 선보이며 전체 1위 탬파베이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팀 득점도 전체 2위다.
가장 이변이 없는 지구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다. 동부지구는 '예상대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승률 0.636)와 뉴욕 메츠(0.609)가 초반부터 선두를 다투고 있다. 마이애미 말린스(0.545)가 필라델피아 필리스(0.478)를 앞서고 있는 것은 다소 놀랍지만 워싱턴 내셔널스(0.333)가 예상대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는 가장 놀라운 곳 중 하나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승률 0.696을 기록하며 초반 순위 싸움을 주도하고 있다. 최하위 후보로 손꼽히는 피츠버그였지만 시즌 초반 탬파베이에 이은 전체 승률 2위다. 반면 중부지구의 터줏대감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24일까지 승률 0.409에 그치며 4위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서부지구는 초반 이변 현상이 조금씩 사라지는 분위기다. 23일까지 서부지구 순위표 가장 위에 이름을 올린 팀은 LA 다저스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도 아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였다. 애리조나는 하위권이 예상되는 팀이지만 의외의 선전을 선보이며 초반 서부지구 순위싸움을 주도했다. 24일 샌디에이고에 패하면서 공동 다저스와 공동 1위가 됐다. 두 팀의 승률은 나란히 0.522. 5할 미만에서 허덕이던 샌디에이고도 애리조나 4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만들며 정확히 승률 5할을 맞췄다.
시즌은 길고 장기전은 탄탄한 선수층과 객관적인 전력의 우열에 따라 순위가 결정될 확률이 높다. 초반 2경기차 1위까지 올라섰던 애리조나가 샌디에이고 4연전에서 분위기가 꺾였듯 다른 지구의 초반 이변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된 범주 내'의 흐름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모든 시즌이 예상대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 이변은 스포츠의 가장 큰 재미 중 하나. 올시즌에도 얼마든지 예상을 뒤엎는 돌풍의 팀이 나타날 수도 있다. 과연 시즌 초반의 순위표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누가 지금의 기세를 유지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자료사진=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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