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 잔'의 유혹… 음주운전은 중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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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잇따르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다.
음주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됐음에도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은 데다 출·퇴근길을 비롯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한 예로 살인 사건에 스마트폰이나 PC, 기타 흉기가 범행도구로 인정되면 몰수대상인데 음주운전 사고에 쓰인 자동차를 몰수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은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이에게 최대 30년까지 유기징역이 가능한 법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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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등이 집계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2012년 2만9093건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2021년 1만4894건으로 집계됐다. 윤창호법 시행 직후인 2019년에는 1만5708건으로 감소했지만 2020년도는 1만7247건으로 증가했다. 이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성상 음주측정 기계에 입김을 불어 측정하는 방식의 한계로 단속이 느슨해진 탓이다. 2021년은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통행량 자체가 줄어 사고가 일시적으로 감소했을 뿐이란 지적이다. 2020년과 2021년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각각 11만7549건, 11만5882건으로 비슷하다.
문제는 음주운전이 재범률이 높다는 것이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공개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음주운전 재범률은 2021년 기준 44.6%다. 이 중 7회 이상 상습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2018년 866명에서 2021년 977명으로 약 13% 늘었다.
현행법에선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내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징역 8년을 넘은 경우가 거의 없어 솜방망이 처벌이 음주운전을 가볍게 보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음주운전은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에 처해지는 게 일반적이어서 음주운전을 가벼운 범죄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게 법조계 견해다.
한 예로 살인 사건에 스마트폰이나 PC, 기타 흉기가 범행도구로 인정되면 몰수대상인데 음주운전 사고에 쓰인 자동차를 몰수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자동차는 집 다음으로 비싼 개인 재화지만 음주운전에 사용돼 다른 이에게 해를 입힌 '범행도구'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 배경이다.
이에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서 행위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방법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일본은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이에게 최대 30년까지 유기징역이 가능한 법을 만들었다. 이후 동승자는 물론 음주운전자에게 술을 제공한 이도 함께 처벌하는 조항이 추가되면서 음주운전 사망자 수는 10년 새 80% 감소했다.
음주운전은 재범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술을 마셨을 때는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잠금장치 도입도 서둘러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다. 2021년 국민권익위원회는 해당 내용을 경찰청에 건의했고 헌법재판소도 '윤창호법'에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시동잠금장치의 부착 검토를 제시했다. 하지만 관련 법안과 예산 문제 등으로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인식 변화다. '한 잔은 괜찮다'며 음주운전을 방치하는 것은 잠재적 범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음주운전'은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중범죄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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