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살인마’…일하다 얻은 질병으로 수백명이 죽는다 [경기도 근로자 재해실태 보고서_9]
‘男 60세 이상·심장 질환’ 특징...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최다’
9. ‘보이지 않는 살인마’…일하다 얻은 질병으로 수백명이 죽는다
경기도에선 한 해 동안 약 200명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일을 하다 얻은 질병으로 생을 마감한다. 이러한 업무상 질병은 그간 축적된 유해 요인들이 대체로 오랜 시간 후에 발현돼 ‘보이지 않는 살인마’로 불린다.
■ 연평균 경기도 근로자 212명, 업무상 질병으로 死
22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 동안, 경기도에선 한 해 평균 212명의 근로자가 업무상 질병으로 생을 정리하고 있다. 이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강원도(연평균 292.2명) 다음으로 많은 수치이며 서울(연평균 157.2명) 보다 1.35배 많은 것이다.
특히 경기도의 업무상 질병 사망자 규모는 강원도와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지난 2018년 경기도(166명)는 강원도(321명)와 1.93배 차이가 났지만, 지난해 이 둘의 격차는 1.42배로 줄었다. 특히, 2021년에는 경기도(262명)가 강원도(235명)를 앞질러 전국에서 업무상 질병으로 가장 많은 근로자들이 사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만 집중하면, 경기도에선 총 243명이 ‘병 들어’ 죽었고, 이 중 남성 근로자는 224명, 여성 근로자는 19명을 차지했다. 물론 죽음의 원인을 질병에 두더라도, 그게 업무와 연관된 건지 아닌지는 늘 사업주와 노동자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한 해 동안 국가가 일을 하다 얻은 질병으로 243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인정한 셈이다.
■ 60세 이상 남성 제조업 근로자…'심장질환' 사망 경고등
성별을 기준으로 보면, 업무상 질병으로 사망한 남성 근로자들의 특징은 ‘제조업’, ‘60세 이상’, ‘심장 질환’으로 압축된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경기도에선 총 224명의 남성 근로자가 일을 하다 얻은 질병으로 죽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82명으로 가장 많았고, 나이대는 60세 이상이 91명으로 최다였다. 또 심장 질환은 가장 많은 남성 근로자(76명)의 목숨을 앗아간 질병이었다.
특히, 남성 근로자들이 업무상 질병에서 심장 질환과 함께 주목해야 할 점은 2위 질병이 뇌혈관 질환(50명)이라는 점이다.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은 해당 근로자가 ‘과로사’로 죽었을 경우 직접적 사인이며, 지난해 이 두 질병으로 사망한 근로자는 126명으로 전체 남성 질병사망자 중 56.3%으로 절반을 넘겼다.
또 남성 근로자들은 여성 근로자들과는 달리 운수·창고·통신업과 광업, 전기·가스·증기·수도사업에서도 세상을 떠난 사람이 각각 16명, 8명, 1명씩 나왔다.
■ 50대 서비스업 종사 여성 근로자…'뇌혈관질환' 위험
지난해 업무상 질병으로 사망한 여성 근로자는 총 19명이었다. 여성 질병 사망자는 업종은 ‘기타의 사업’, 나이대는 ‘50대’, 질병은 ‘뇌혈관질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서비스업 등을 포함하는 기타의 사업에선 19명 중 9명(47.4%)이 사망해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는 남성이 제조업에서 질병을 얻어 가장 많이 죽었던 것과 차이를 보인다. 또 나이대는 55~59세가 8명(42.1%)으로 가장 많았고, 뇌혈관질환이 질병 사망의 최다 원인이었다. 특히 뇌혈관질환 못지 않게 직업성 암도 5명(26.3%) 나와 적지 않은 비중을 보였다. K-ECO팀
※ ‘K-ECO팀’은 환경(Environment), 비용(Cost), 조직(Organization)을 짚으며 지역 경제(Economy)를 아우르겠습니다.
※ 해당 기사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산업재해현황’ 자료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제공받은 ‘2022년 산업재해현황 데이터(사망자)’ 자료 등을 취합해 작성했습니다. 기사상의 지역 구분은 행정구역별이 아닌 지방고용관서(고용노동부 지청)별 구분임을 밝힙니다.
이호준 기자 hojun@kyeonggi.com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김정규 기자 kyu5150@kyeonggi.com
이은진 기자 ejlee@kyeonggi.com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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