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세제 개편과 기업할 결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세제(稅制)는 가계의 가처분소득과 소비지출을 변화시키고, 기업의 투자 결정을 좌우하는 중요한 판단 기제로 작용해 산업 경쟁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세제, 특히 기업과 관련된 세제는 국가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많은 국가들이 세제를 기업 활력을 높이고 국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운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제(稅制)는 가계의 가처분소득과 소비지출을 변화시키고, 기업의 투자 결정을 좌우하는 중요한 판단 기제로 작용해 산업 경쟁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세제, 특히 기업과 관련된 세제는 국가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많은 국가들이 세제를 기업 활력을 높이고 국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운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우리 세제는 어떠한가. 지난해 IMD가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우리 조세경쟁력은 63개국 중 26위에 그치고 있다. 우리 GDP가 OECD 10위권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초라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기업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인세는 최고세율이 기존 25%에서 올해부터 24%로 1%p 낮아졌다. 하지만 OECD 평균(22%)을 비롯해 우리와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21.0%)이나 일본(23.2%), 대만(20%) 같은 국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 최근 K-CHIPS법을 통해 기업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한 것은 분명 바람직하고 환영할 일이지만, 이 정도로는 대규모 기금을 조성하고 보조금까지 지원하면서 자국 첨단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미국, 일본 등 경쟁국들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미래차 같은 첨단분야들은 조(兆) 단위의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고 다년간의 연구개발이 뒷받침되어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혁신과 도전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기업들이 경쟁국보다 불리한 환경에서 경쟁하지 않도록, 법인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추가 인하하는 등 더욱 전향적인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가히 징벌적이라 할 수 있는 우리 상속세제 역시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업을 상속할 때 적용받는 명목 상속세율은 최대 60%로 OECD 평균(25.8%)의 2배를 넘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러다 보니 어느 기업인은 "보유한 주식 가치가 떨어져도 상속?증여세 부담이 줄어드는 측면을 생각하면 오히려 기쁠때도 있다"는 웃지 못할 일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상속인 개개인이 실제로 상속받는 유산에 과세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인 반면 우리는 유산 전체에 과세하는 '유산세' 방식으로, 납세능력에 따라 세금을 납부한다는 '응능부담'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기업들이 보유한 노하우나 기술력을 지켜내고 영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상속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 수준으로 과감하게 낮추고, 과세방식 역시 현행 유산세 방식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바꿔가야 한다. 이는 선대(先代)의 유산을 바탕으로 후대(後代)가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유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가뜩이나 경쟁국보다 강력한 시장규제와 경직적 노동시장을 가진 우리나라가 세제조차 계속 글로벌 스탠다드에 뒤처진다면, 우리 기업과 국가 경제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혁신과 도전의 기업가정신도 기반이 조성되어야 더 잘 발휘될 수 있다. 세제 개편 때마다 반복되는 프레임 논쟁에서 벗어나, '기업할 결심'이 서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진일보한 세제 개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때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서동주, '父 서세원 별세' 한국 언론에 공개된 경위에 불쾌감" - 머니투데이
- 이승기, 강호동과 日에 라면집 연다…"맛있다" 환호 부른 K-라면 - 머니투데이
- 박시연, 딸이 이렇게나 컸어?…훌쩍 큰 두 딸 사진 공개 '깜짝' - 머니투데이
- 아내 강사일+배달, 남편 "생활비 못 줘"…10년째 대화 없는 부부 사연 - 머니투데이
- "견디기 쉽지 않았다"…이장원♥배다해, 결혼 6개월차 위기 고백 - 머니투데이
- 윤 대통령, 떠나는 바이든에 "한미동맹·한미일 협력 기여에 감사" - 머니투데이
- "지금까지 후회"…윤하, 16년 전 '신인' 아이유에 한 한마디 - 머니투데이
- 4강 자력 진출 불가…한국야구,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경우의 수' - 머니투데이
- '양육권 소송' 율희, '업소 폭로' 최민환 흔적 지웠다…영상 삭제 - 머니투데이
- [TheTax]"뒤늦게 소득세 200만원 감면" 중소기업 근무자 '환호'…이유는?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