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테러 후… ‘검은 가방’ 든 김정은 경호원들
테러 발생 때마다 金 경호 강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호원들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향한 폭발물 투척 사건 이후 방탄 가방을 들고 나타난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 어려워진 경제 사정으로 북한 내부 정세가 불안해진 가운데 외부에서 발생한 테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맨몸’ 경호를 보여줬던 북한 경호원들이 검은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이 처음 포착된 건 지난 16일 평양 화성지구 주택 준공식이었다. 이날은 기시다 총리가 선거 유세장에서 폭발물 테러를 당한 다음 날이다. 일본 테러 사건을 보고 북한이 김정은 경호 원칙을 즉각 바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일 노동신문이 전한 김정은의 국가우주개발국 현지 시찰 사진에도 경호원들은 검은색 방탄 가방을 들고 있었다. 두 달 전인 올해 2월 김정은이 평양 외곽의 강동온실공장 건설 착공식에 참석했을 때만 해도 경호원들은 맨손이었다. 전문가들은 가방 안에 총기류가 담겨 있으며 유사시에는 방패 역할도 할 것이라고 봤다.
북한은 외부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할 경우 김정은 경호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미국이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을 제거한 2020년 1월 김정은은 20일 넘게 잠적했다. 그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는 당중앙위원회 호위처, 국무위원회 경위국, 호위국, 호위사령부 등 김씨 일가를 경호하는 4개의 부대를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암살 이후 치러진 북한 노병대회에는 평소보다 많은 경호원들이 김정은을 밀착 수행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정권의 핵심인 노병들도 믿지 못할 정도로 외부의 테러에 대한 불안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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