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송영길 귀국 날 한국 다수당이 보여준 낯 뜨거운 행태들
더불어민주당 ‘돈 봉투 전당대회’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4일 귀국했다. 인천공항에는 ‘개딸’로 불리는 민주당 강성 지지자 150여 명이 모여 “송영길은 청렴하다” “믿는다 송영길” “송영길 파이팅”을 외쳤다고 한다.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 모자·티셔츠 등을 착용한 이들은 “김건희 특검하라”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고성이 난무해 현장 취재진이 송 전 대표의 발언을 알아 듣기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돈 봉투 사건은 관련자의 음성이 담긴 녹취가 이미 공개됐다. 그런데도 송 대표는 무조건 “모르는 일”이라고 하고, 강성 지지자들은 “파이팅”이라고 한다.
혀를 찰 일은 이날 아침부터 시작됐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등 8명이 참석했다. 송 대표 귀국과 관련한 당의 입장과 향후 방침 등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니었다. 8명 중 단 한 명도 돈 봉투 사건을 거론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전 의원이 공천 대가로 돈 봉투를 받았다는 보도가 있다”고 했다. 이 대표도 회의 후 민주당 돈 봉투 관련 질문을 받자 이 얘기만 하면서 동문서답했다.
최고위원 거의 모두는 이날 출국한 윤석열 대통령 미국 방문과 관련해 발언했다. 대부분 “대통령이 사고칠까봐 걱정”이라는 취지였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불안과 공포의 한 주가 시작됐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도 참 두통거리” “기왕 미국에 갔으니 안전한 귀국을 바란다”는 말도 했다. 이어 발언한 박찬대 최고위원도 “또 어떤 사고를 칠지 걱정이 태산 같다”고 했다. 대통령 방미라는 중요한 국가 외교를 두고 정책 제시는 없이 비아냥거리기만 한다.
사리에 맞지 않는 주장도 계속됐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전쟁 날까 두렵다는 얘기가 많다. 자식 군대 보낸 어머니들이 걱정이 많다”고 했다.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안보를 팔아 위기를 사는 윤석열 정부”라고 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 세계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나라가 수십 곳에 달하는데 누가 러시아와 전쟁을 하나. 과장 왜곡을 넘는 무지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우리 대통령이 왜 남의 나라 국기에 경례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일본 방문 시 일장기에만 경례했다는 KBS 보도는 이미 가짜 뉴스로 판명났는데도 불구하고 또 억지를 부린 것이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대통령 방미와 관련해 “하늘이여 대한민국을 지켜주십시오”라고 했다. 마치 단체로 무슨 희극을 하는 것 같았다.
민주당은 이날 “당이 무당급 유튜버와 팬덤, 가짜 뉴스, 그리고 저질 지도자들이 결합돼 있다”는 당 내부의 진단을 그대로 재현했다. 국민소득 3만불이 넘는 세계 10위권 국가의 다수당이 하루 종일 보여준 낯 뜨거운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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