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꼬리라도 자르는데 진보는 옹호하거나 뭉갠다”
“이제는 진보라는 외투 벗겠다”
전태일재단 한석호(59) 사무총장은 24일 더불어민주당의 돈 봉투 사태와 관련, “보수는 이럴 때면 꼬리라도 자르는데 진보는 옹호하거나 뭉갠다”며 “진보는 이제 사회적 염치조차 상실한 집단으로 비친다”고 했다. 한 총장은 이날 본지 통화와 매일노동뉴스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 총장은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진보를 궤멸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조국 사태’ 때도 참고 참았던 사람들이 아주 세게 비판하면서 진영에 일대 혼란이 일고 결국 진보가 갈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은 아직은 더 성찰하고 반성하며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할 때”라며 “이런 식으로 총선에 나올 때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는 현재 진보·보수 양당이 민생(民生)을 돌보기는커녕 정쟁만 일삼는다고도 지적했다. 한 총장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공격하면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논란을 꺼내 드는 식”이라며 “최근 전세 사기 등 밑바닥에서 어루만져야 할 온갖 민생 문제가 많은데 양당이 모두 놓치고 있다”고 했다.
한 총장은 민주노총에서 조직실장과 사회연대위원장, 비상대책위원 등을 지낸 노동운동가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상생임금위원회에 참여하면서 민노총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나는 진보라는 외투를 벗는다’는 글을 올려 진보 진영 일각에서 ‘변절자’라는 비난까지 들었다.
그는 “젊은 시절엔 진보·보수를 선과 악으로 구분했다”며 “하지만 사회주의 이름으로 자행된 반(反)인권 등이 자본주의 못지않다는 현실을 접하고, 또 보편적 복지의 시대를 진보가 아닌 보수가 열었다는 역사를 배우면서 과거의 선악 구분법을 버렸다”고 했다.
한 총장은 자신이 탈(脫)진보를 선언한 배경으로 민주당의 도덕성 상실과 ‘내로남불의 상징’ 조국 전 장관을 지목했다. 그는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을 언급하며 “보수와 함께 상위 10%를 분점한 진보는 하위 50%에게 양보하고 나눌 의향이 없다”며 “조국 사태에서 확인하듯, 불평등한 성채 안의 삶을 더 공고히 하며,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사모펀드에 투자하고 표창장을 위조하는 등 반(反)진보 행위를 한다”고 했다.
“진보 이미지는 오염될 대로 오염돼버렸다”고 개탄한 한 총장은 “여전히 일각의 진보 정치인·지식인·언론인 등은 그들(민주당과 조 전 장관)을 옹호하고, 다수는 침묵하며 면피성 대응에 그친다”고 했다. 이어 “진보를 통한 출세에의 미련, 얽히고 설킨 관계, 국민의힘이 더 큰 적(敵)이라는 ‘87체제’의 잔영(殘影) 따위가 작동해 나타나는 서글픈 상황”이라고 했다.
한 총장은 이런 진보의 행태를 “평등 가치를 실현하기는커녕 불평등을 심화하는 데 일조하며, 진영 논리로 대통령 부인을 조롱하며 여성 인권을 훼손하고, 주장만 선명하고 삶은 자본에 철저하게 포섭됐으며, 반(反)국민의힘 전선만이 진보의 모든 것인 양 사고하고 행동한다”고 표현했다. “더는 이런 진보 외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한 총장은 최근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을 강조하지만 소외된 약자들을 어루만지는 따뜻함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최근 신당 창당을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의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신당이 잘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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