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당층에 쏠린 민심, 거대 양당의 자업자득

2023. 4. 2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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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과 야당 모두 싫다는 민심이 증가 추세다.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제1 야당 더불어민주당과 여당인 국민의힘은 당내 문제로 몸살을 앓으며 자기 방어에 급급하고 있다.

무당층은 양당 지지율과 비슷한 31%, 2021년 1월 4주 정기조사(31%) 이후 가장 높다.

중도층은 국민의힘 25%, 더불어민주당 28%, 무당층 41%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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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못하냐” 여야 행태 혐오 고조…되풀이 땐 정치구조 변혁 일어날 것

여당과 야당 모두 싫다는 민심이 증가 추세다.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제1 야당 더불어민주당과 여당인 국민의힘은 당내 문제로 몸살을 앓으며 자기 방어에 급급하고 있다. 민생 문제 해결 능력이 없다는 지적이 늘 수밖에 없다. 대신 상대방 실수 흠집내기와 편 가르기에 기대 지지층 결집에만 몰두한다.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 고조와 함께 지지 정당이 없거나 응답을 아예 거부하는 무당층 증가가 자연스럽다. “누가 더 못하냐”는 경쟁을 벌이는 거대 양당이 자초한 결과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정책 역량 부족과 인사 난맥 등과 맞물려 정권 교체 1년도 안 돼 위기를 겪고 있다. 당 내홍 끝에 김기현 대표 체제가 들어섰으나 지도부 인사들의 잇따른 설화로 여론은 악화하고 있다. 전광훈 목사 등 외부 극렬 세력에 끌려다닌다는 비난도 쏟아진다. 실제 전 목사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가 도움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집권여당이 극우 종교단체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문제다. 민주당은 다수 의석만 믿고 여야 합의 없이 막무가내식 법안 강행을 반복하고 있어 국민적 시선이 곱지 않다. 특히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 방어에 주력해 지탄받고 있는 마당에 최근에는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까지 불거졌다. 의혹의 중심에 선 송영길 전 대표가 24일 귀국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계파별로 당내 불협화음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정치권에 여론이 등을 돌리는 게 당연하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4월 3주 정기조사)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이하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32%로 같았다. 무당층은 양당 지지율과 비슷한 31%, 2021년 1월 4주 정기조사(31%) 이후 가장 높다. 중도층은 국민의힘 25%, 더불어민주당 28%, 무당층 41%로 나타났다. ‘보수와 진보 성향’으로 갈린 양당 핵심 지지층 이외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양당 정치 불신이 더 심화하고 있는 셈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7∼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는 무당층이 14.2%로 전주보다 2.0%포인트 늘었다. 리얼미터 조사의 무당층 비중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다.

기득권 집단으로 고착화한 양당 체제에 혐오를 느끼는 국민 중 상당수가 참신한 정치세력 출현을 바란다. 금태섭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내년 총선 ‘수도권 30석’ 목표의 신당 창당 추진에 관심이 쏠린 이유다. 그동안 새로운 정치세력이 자리 잡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양당이 성난 민심을 외면한다면 국민이 정치구조를 미래지향적으로 변혁시킬 수도 있다. 정치권은 무당층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무엇보다 자기 성찰과 혁신에 충실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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