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밧데리 아저씨’ 금양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예고

유튜브서 자사주 매각 방침 언급, 논란 커지자 뒤늦게 블록딜 공시

한국거래소(KRX)는 부산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금양에 대해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KRX 유가증권시장본부는 “금양은 지난 4월 11일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자기주식 처분 계획을 발표했다. 거래소는 정보통신망과 이날 수시 공시 의무 관련 사항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달 초 일명 ‘밧데리 아저씨’로 알려진 박순혁 금양 이사는 한 유튜브 방송에서 금양이 1700억 원 규모 자사주를 매각할 방침이라며 장내 매도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교환사채(EB) 발행 등을 매각 방법으로 언급했다. 소수만 볼 수 있는 매체를 통해 자사주 처분 계획을 공개한다면 공정 공시 등에 위반된다.

이에 공시 위반 논란이 일자 금양은 자사주 232만4626주 중 200만 주를 장내 매도 또는 블록딜로 처분할 계획이라고 뒤늦게 공시했다. 금양은 공시에서 “지속 가능 경영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 2차전지 사업과 해외 자원 개발 사업 등을 진행 중이며, 2차전지 생산 공장 건립과 해외 자원 탐사·개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접근권이 제한된 공시를 한 혐의로 KRX는 추후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여부와 부과 벌점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금양은 다음 달 4일까지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만약 금양이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돼 10점 이상 벌점을 받으면 지정 당일 하루 동안 주권의 매매가 정지된다. 벌점 외에도 10억 원 이내 공시 위반 제재금도 부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