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서 “자사주 처분”…‘배터리 아저씨’ 소속사 제재
[앵커]
인터넷 방송에서 한 2차전지 회사의 임원이 주가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민감한 정보를 언급했다가 제재를 받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배터리 관련주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시장 과열 양상도 커지는데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경제 유튜브 방송.
2차 전지 업체의 홍보이사인 박순혁 씨가 출연했습니다.
2차 전지 산업에 정통하고 관련 주식 시세도 예측했다며 일명 배터리 아저씨로 불립니다.
방송에선 자사주 처분 같은 주가 흐름에 민감할 수 있는 이야기까지 언급합니다.
[박순혁/'금양' 홍보이사 : "8만 5천 원 기준에서 시가가 천7백억 원인데 이거(자사주)를 처분할 생각입니다. 장내 매도하든지 아니면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하든지..."]
한국거래소는 이 발언이 공시규정을 어겼다고 봤습니다.
주요 회사 정보를 소수만 볼 수 있는 특정 매체에서 공개하는 건 공시 불이행이라며 박 씨 소속 회사에 대한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습니다.
이는 벌점 부과로 이어지는데 10점 이상이면 해당 종목 거래가 하루 정지됩니다.
[박순혁/'금양' 홍보이사 : "미리미리 얘기를 해야 사람들이 대비도 하고, 투자자들이나 주주들한테 도움이 되지 않겠나 해서 얘기를 한 건데, 공시 규정 위반으로 모는 건 너무 좀 과한 해석이 아닌가..."]
2차 전지 관련주들의 과열을 우려해 나온 결정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실제로 몇몇 2차 전지 업체의 주가는 시장 예측을 뛰어 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보단 특정인이 주는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황세운/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유튜브를 통해서 제공되는 정보들은, 특히나 내부자 정보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굉장히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성이 있죠. 공시와 관련된 그런 시스템 자체를 흔들 수도 있는 거고요."]
해당 업체는 방송 13일이 지난 오늘 해외투자 등의 목적이라며 실제로 자사주를 처분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영상편집:김대범/영상제공:선대인TV/그래픽:김석훈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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