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1분기 실적하락 전망···성수기 맞아 반등할까
HMM 영업익 77% 하락·팬오션 적자전환 예상
전통 성수기 2분기 기대감·해상운임 상승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해운사들이 올해 1분기에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동량이 줄어들고 해상 운임이 하락한데다 유가가 오르는 '삼중고'를 겪은 까닭이다. 다만 전통적인 해운 성수기인 2분기에 접어든데다 최근 해상 운임도 조금씩 상승하면서 다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온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7283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1486억 원)보다 76.9%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팬오션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2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사들의 1분기 실적 부진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물동량 감소와 해상 운임 하락이 영향을 끼쳤다. 대표적인 컨테이너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5109.60포인트까지 상승했지만 지난해 5월 4163.74, 지난해 12월 1129.48로 주저앉았다.
운임이 대폭 하락하자 해운사들은 운항 횟수를 줄이는 '블랭크 세일링(임시 결항)'에 나섰다. HMM이 소속된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는 지난 1월 기존 계획보다 운항을 36% 줄였고, 세계 1위 해운사인 스위스 MSC와 2위인 덴마크 머스크가 결성한 해운동맹 '2M'은 전체 운송의 29%를, 또 다른 해운 동맹체 '오션 얼라이언스'는 23%를 줄였다.
다만 해운업계에서는 본격 성수기에 접어드는 2분기부터 다시 해운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컨테이너선은 1·4분기가 비수기이며,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 2분기부터 연말까지 경제활동과 소비가 늘어나면서 해상 운송 수요도 증가한다.
특히 중국 시장의 리오프닝과 더불어 미국의 물가 안정화가 긍정 영향을 끼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지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5.0% 상승했지만, 2월(6.0%)보다 둔화됐으며 시장 예상치(5.1%)보다도 낮았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목표치인 2%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지만, 지난해 6월 9.1%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크게 둔화한 모습이다. 물가 상승이 둔화되면 미국 Fed의 기준금리 상승이 둔화하고, 경기 부양책을 활용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실제 SCFI도 올해 1월 1040.77, 2월 980.85, 3월 915.9로 저점을 찍은 뒤 4월21일 기준 1037.07로 다시 1000포인트를 회복했다. 다시 해상운임 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해운업계에서도 2분기 성수기 회복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 물동량이 지난해 -1.6%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2.4%, 내년에는 6.3%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상 운임이 1000선을 회복한 것은 선사들의 임시결항 조치를 취하면서 공급을 조절한 결과가 반영됐다"면서 "전통적으로 해운업계는 2·3분기를 성수기로 보는데, 해운 시황이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유가 시장이 지속된다는 점이 해운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7.13달러, 북해산 브랜트유는 배럴당 80.91달러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도 전장 대비 0.74달러, 0.95% 떨어진 배럴당 77.13달러로 거래됐다. 특히 최근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OPEC의 협의체인 'OPEC+'의 연이은 감산소식으로 고유가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아지면서 유가가 상승하면 운임에 유가 상승분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지만 경기가 불황이면서 유가가 상승하면 그 비용을 온전히 운임에 적용하기가 어렵다"면서 "초대형 선박을 통해 한 번에 최대한 많은 양의 컨테이너를 운송하고, 장기적으로 차세대 연료를 활용하는 선박을 활용한다면 유가 부담을 그나마 덜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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