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사 줄인다며 교대 정원은 “협의 중”… 확실한 조정 계획 내라

2023. 4.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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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교 신규 채용 교사 규모를 줄이기 시작해 4년 후엔 최대 28%를 감축하는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발표했다.

예전엔 과밀학급이 사회 문제가 됐지만 요즘 중고교는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11.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6명보다 오히려 적다(2020년 기준). 정부의 신규 교원 감축 계획에 따라 초등학교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도 2년 후엔 13.9명으로 OECD 평균인 14.4명을 밑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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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대학과 사범대학 학생 및 교원단체 관계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거리에서 열린 전국 예비교사 분노의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교 신규 채용 교사 규모를 줄이기 시작해 4년 후엔 최대 28%를 감축하는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발표했다. 공립 초등교원 선발 규모는 올해 3561명에서 2027년에는 최소 2600명으로, 공립 중등교원은 올해 4898명에서 최소 3500명으로 줄인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2026년 임용시험을 치르고 2027년부터 임용되는 교대와 사범대 1학년 재학생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교사 채용 규모를 대폭 축소하려는 이유는 학령인구 급감으로 교사 공급 과잉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0∼2020년 전국 초중고교 학생 수가 141만3000명 줄어드는 동안 초중고교 교사 수는 거꾸로 2만1000명 늘었다. 예전엔 과밀학급이 사회 문제가 됐지만 요즘 중고교는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11.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6명보다 오히려 적다(2020년 기준). 정부의 신규 교원 감축 계획에 따라 초등학교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도 2년 후엔 13.9명으로 OECD 평균인 14.4명을 밑돌 전망이다.

이번 계획에는 교대 입학 정원 축소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 다음 달까지 관련 방안 발표를 위해 교대 등과 협의 중이라며 가장 민감한 대책을 빼놓은 것이다. 신규 채용은 줄이면서 예비교사 양성 규모는 그대로 두면 ‘임용 절벽’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교사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사범대 정원은 감소해 왔지만 교대 입학 정원은 10년간 변화가 없었다. 올해 3월 공립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발령 대기 중인 사람이 2081명이나 된다. 교대와 사범대를 통폐합하는 등 교대 입학 정원 축소가 뒷받침돼야 교원 공급 과잉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정부의 이번 교원수급계획은 현 정부 임기 말인 2027년에 끝난다. 고작 4년 앞을 내다본 대책을 ‘중장기’ 계획이라 할 수 있나. 교사와 교대 정원 구조조정 같은 인기 없는 정책의 부담을 차기 정부에 떠넘길 생각이 아니라면 교육의 안정성을 위해 최소한 10년 앞은 내다보는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교원단체 반발이 무서워 국가공무원인 교원 규모와 교대 입학 정원 감축을 미룰수록 미래세대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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