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중국 수출 자제” 요청…러시아 수출도 봉쇄
[앵커]
미국이 주도해 새롭게 짜고 있는 세계 질서에서 가장 큰 견제 세력은 단연 중국과 러시아입니다.
이 대오에 우리나라 등 동맹국이 동참해달라는 건데,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의 생산 기지이자 주요 수출 시장이기도 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석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미국 마이크론의 메모리반도체에 대해 '인터넷 안보 심사'를 하겠다고 밝힌 중국 정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들었지만 실상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에 대한 맞대응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그러자 이번엔 미국이 다시 나섰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마이크론이 중국에서 반도체를 팔 수 없게 되더라도 한국 기업이 그 부족분을 채우지 말 것을 미국 측이 우리 정부에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 중국의 마이크론 안보 심사, 다시 미국의 판매 제한 요청까지 양국의 신경전 한복판에 우리 반도체가 끼어있는 겁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 요청에 대해선 들은 바 없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 : "각국 기업의 이익을 해치는 전형적인 과학기술 패권과 보호무역주의 행태이다. 이런 이기적인 행태는 인심을 얻지 못하여 중국 측은 단호히 반대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타이완 관련 언급에 대해 강한 불만을 쏟아냈던 중국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한국까지 겨냥한 대응에 나설 우려도 있습니다.
[연원호/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너희도 미국 편들었다가는 이렇게 될 거야, 너희 것도 다 대체될 수 있으니까 똑바로 해' 이런 시그널(신호)을 (중국이) 보내는 거죠."]
한편 산업부는 28일부터 러시아에 대한 수출 금지 품목을 7백여 개로 대폭 늘리기로 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러 수출 통제에 발 맞추는 차원입니다.
한미일, 북중러 두 축의 갈등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힘의 균형 속에서 수출 시장을 확보해온 우리 기업들에겐 쉽지 않은 과제가 던져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영상편집:김지영/그래픽:김석훈
석민수 기자 (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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