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포기 모르는 ‘스타십’… 우리도 격려를

박병진 2023. 4. 2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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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우주용 로켓을 재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기조를 수십 년 동안 유지해왔다.

다들 코웃음쳤지만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를 창업한 그는 로켓을 원형 그대로 발사대로 되돌아오게 하는 회수 기술을 개발해 재활용함으로써 로켓 발사 비용을 10분의 1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높이 120m의 재사용 가능한 차세대 로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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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우주용 로켓을 재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기조를 수십 년 동안 유지해왔다. 고정관념을 허문 이가 일론 머스크다. 그의 질문은 “로켓 제작비가 왜 그렇게 비싸야 하는가, 출발한 곳으로 되돌아오는 로켓을 만들자”였다. 다들 코웃음쳤지만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를 창업한 그는 로켓을 원형 그대로 발사대로 되돌아오게 하는 회수 기술을 개발해 재활용함으로써 로켓 발사 비용을 10분의 1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일 오전 8시33분(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에 있는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스페이스X가 개발한 ‘스타십’이 발사됐다. 높이 120m의 재사용 가능한 차세대 로켓이다. 인류가 지금까지 만든 로켓 중 가장 크다. 화성 이주와 저렴한 우주여행의 꿈이 담겼다. 하지만 스타십은 고도 39㎞ 지점까지 오른 뒤 폭발했다. 발사 3분59초 만이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스페이스X 관계자들 사이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스페이스X 팀의 흥미로운 스타십 시험비행을 축하한다”면서 “몇 달 뒤 이뤄질 다음 발사를 위해 많은 것을 배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우리에겐 익숙지 않은 장면이다. 민간 우주선 개발보다 더 놀랍고 부러운 일이다.

우주개발이 달 탐사 등 자원 개발과 위성 정보 이용, 발사체 시장 등으로 세분화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필수 분야가 됐다. 국가 안보에도 갈수록 중요한 위치를 점하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우주 산업 규모는 전 세계 1%에 불과하다. 그나마 올해 우주개발 투자 예산이 전년 대비 19.5% 증가한 8742억원으로 결정됐지만 미국의 30분의 1, 중국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내달 24일 3차 발사를 앞두고 있다. 1~2차 발사 때는 각각 가짜 위성과 우주기술을 검증하는 시험위성을 실었지만, 이번에는 실제 임무를 하는 차세대 소형위성 2호와 초소형 큐브위성 7기를 싣고 간다. 성공하면 국내 우주개발 역사에 새 장을 열게 된다. 실패하더라도 격려의 박수를 잊지 말았으면 한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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