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테슬라 살래?…넉넉한 공간에 파워풀 주행, 보조금까지 챙긴다 [육카일기]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3. 4. 2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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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6 타보니
현대차 아이오닉6
생후 9개월 된 아기를 현대차의 전기차인 아이오닉6에 태우고 강원도에 다녀왔다. 아이오닉6는 최근 ‘2023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세계 올해의 전기차·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까지 3관왕을 차지한 차량이다. 아이에게 좋은 차의 조건이 몇 가지 있다. 오래 타도 피로하지 않은 승차감, 짐을 싣기에 충분한 공간, 혹시 모를 사고 위험을 줄일 첨단 안전 사양 등이다.
내연기관차와 이질감 없는 가감속
특히, 성인에 비해 자동차 탑승을 피곤하게 느낄 아이를 위해선 편안한 승차감이 중요하다. 사실 아이오닉6를 타고 강원도에 다녀오기로 결정했을 때, 가장 신경 쓰인 부분이기도 하다. 기존 전기차는 ‘꿀렁거리는’ 느낌이 단점으로 지적되곤 했다. 내연기관차에 익숙한 사람에겐 이질적인 가속 및 감속감으로 멀미를 유발할 수 있다.

아이오닉6는 전기차를 처음 모는 사람도 불편하지 않은 가감속 경험을 제공한다. 기존 국산 전기차에서는 회생제동을 강하게 설정해둔 탓에 감속 시 속도가 뚝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해결한 것이다. 아이오닉6는 회생제동을 0~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지 않아도 차가 슬금슬금 앞으로 나가는 내연기관차의 ‘크리핑(creeping) 현상’ 또한 성공적으로 모방했다. 안정적인 승차감에 아기는 가솔린 세단을 탈 때처럼 새근새근 잤다.

고속구간 체감 안 될 정도로 부드러워···장점이지만 단점도
현대차 아이오닉6
주행 감성은 아이오닉6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아이오닉6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5.1초(롱레인지 AWD 기준)로, 속도가 부드럽게 올라가서 웬만한 고속 구간에서는 빠르게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혼자 타는 차라면 이것은 무조건 장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가족과 함께 승차해야 한다면 속도감이 좀 더 느껴지는 편이 안전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과속을 더 경계하게 되기 때문이다.
‘운전초보’ 아내도 반한 디지털사이드미러
시승차는 풀옵션 차량이었다. 연수를 받은 지 반년밖에 안 돼 운전이 익숙하지 않은 아내는 디지털사이드미러를 호평했다. 디지털사이드미러는 기존 사이드미러 자리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찍은 차량 외부 영상을 내부 화면으로 보여줌으로써 작동한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고개를 많이 돌리지 않아도 옆 차선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초보운전’ 스티커가 꼭 필요한 아내는 디지털사이드미러와 함께 달리는 동안 운전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디지털사이드미러는 후진 주차를 할 때도 유용했다. 하단을 더 확대해서 보여주는 기능 덕분이다. 옆 차와의 간격 조정이 편하다.

사실 이전 현대차 기종의 디지털사이드미러는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옵션이었다. 인테리어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아이오닉6는 인테리어 측면에서 대시보드 시야각을 넓게 잡는 것을 기본으로 했기 때문에 디지털사이드미러가 잘 어우러진다.

깜빡이 넣으면 차로 변경해 안전도 높인 반자율주행
현대차 아이오닉6의 내부 모습. <현대차>
반자율주행 기능도 완성도 있게 들어가 있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을 통해 앞 차와의 거리를 보다 정밀하게 계산해서 급하게 가속되거나 감속되는 일이 많지 않았다. 차선을 바꿀 방향으로 깜빡이만 켜두면 차선 변경도 매끄럽게 해낸다. 물론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기 때문에 핸들을 놓고 달릴 수는 없다. 다만, 반자율주행 기능의 보조를 받음으로써 아이와 함께 탄 차의 안전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다는 정도로도 부모에겐 구매 고려 사항이 될 것이다.
준대형 압도한 휠베이스, 카시트 설치도 편리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중요하게 보는 뒷좌석 공간은 여유로웠다. 사실 시승차에 탑승하기 전 기존에 타던 세단에서 카시트를 분리할 때 상당한 애를 먹었다. 뒷열 공간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소픽스에서 카시트를 떼느라 몸을 구겨 들어가야 했다.

반면, 아이오닉6는 카시트를 장착하고 분리할 때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편했다. 이는 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돌 이전의 아기와 함께 사는 보호자가 차 구입을 고민할 때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기자는 360도 회전형 카시트를 쓰고 있는데, 아기의 승하차를 위해 이를 앞뒤로 회전시킬 때도 부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할 필요가 없었다.

실제 아이오닉6는 동급 중형 세단보다 실내 공간이 넓다. 이는 실내 공간 판단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인 휠베이스(앞바퀴 축과 뒷바퀴 축 사이의 거리) 길이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아이오닉6 휠베이스는 2950mm로 쏘나타(2840mm)와 준대형 그랜저(2895mm)보다 길다.

충전소 중심 여행 동선 짜는건 필수
현대차 아이오닉6의 내부 모습. <현대차>
‘이 차를 육아용 차량으로 고려할 만한가’라는 질문으로 돌아가면 결국 전기차 자체의 특성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갈릴 듯하다. 충전량이 10% 정도 남았을 때 충전소를 찾아 돌아다녔는데 가솔린이나 디젤차의 연료가 10% 남았을 때보다는 확실히 쫓기는 기분이었다.

고속충전기를 연결해서 완충하려니 한 시간 이상 소요됐다. 추운 날씨였기 때문에 공조 시스템을 작동하고, 기다리기 지루해서 음악도 틀었기 때문에 충전 시간이 더 걸린 면도 있다.

다행히 아이가 자고 있어 완충까지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고생스러웠으리라 예상된다. 결국 아이와 놀러 다닐 때, 전기차 충전기가 잘 갖춰진 숙소 위주로 동선을 짤 수밖에 없다.

운전석 의자에 닿은 엉덩이 기준으로 무릎까지 각도가 다소 높은 느낌도 있었다. 이는 아이오닉6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날렵한 디자인의 이면이다. 바닥에 배터리가 두껍게 깔린 상황에서 전고가 낮아지니 상대적으로 의자에 푹 꺼진 상태로 앉아야 한다. 가감속을 위해 페달을 밟을 때마다 종아리에 힘을 더 많이 줘야 하는 것이다. 사소하긴 해도 장거리 운전 시 누적되면 피곤할 수 있는 요소다.

아이오닉6 가격은 트림별로 5200만~6385만원 선이다. 시승차는 AWD 롱레인지 20인치모델로, 빌트인캠, BOSE 프리미엄사운드, 디지털사이드미러, 와이드선루프 등 각종 옵션을 장착해 총 7163만원대다. 동일 트림과 옵션 기준으로 보조금을 적용하면 6000만원 초반대에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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