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산둥함 항모전단, 대만서 222㎞ 떨어진 해역 접근"

일본 방위성이 지난 10일 공개한 사진에서 오키나와현 남쪽 태평양에서 중국 항공모함 산둥함에서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중국의 첫 자국산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대만 남동부 해안에서 약 120해리(약 222㎞) 떨어진 해역에 접근했다. 중국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서해 북부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예고하는 등 견제 수위를 끌어 올리는 모양새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태평양에서 훈련 중인 산둥함 항모전단이 대만 최남단 어롼비 남동부에서 120해리 떨어진 곳에 있으며 해당 해역을 통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만군이 산둥함 항모전단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으며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둥함은 지난해 3월에도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영상 회담을 몇 시간 앞둔 때였다. 중국군이 지난 8~10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 회동에 반발해 대만 포위훈련을 벌였을 때도 산둥함이 120차례에 걸쳐 이착륙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이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의식한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회담 테이블에 대만 문제가 오를 것으로 관측되면서, 중국이 관련 논의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오는 25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서해 북부 보하이해에서 군사 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힌 상태다.

중국은 윤 대통령이 대만 관련 발언을 내놓은 이후 한국에 대한 공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 양안(兩岸) 문제에 대해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국제사회에서 대만 문제로 중국을 비판할 때 주로 사용하는 표현이다.

중국 외교부는 윤 대통령 인터뷰 기사 공개 직후인 20일 정재호 재중 중국대사에게 강력 항의한 사실을 사흘 뒤 공개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쑨웨이둥 부부장은 "(윤 대통령의) 발언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은 심각한 우려와 강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지도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언급하지 않고 대만 문제와 한반도 문제를 동일시했다"면서 "남한과 북한은 유엔에 가입한 주권 국가로 한반도 문제와 대만 문제는 성격이나 경위가 전혀 다르고 비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