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팝콘=소확행은 옛말…최소 옵션에도 '4만원+α' [TEN스타필드]
최지예 2023. 4. 24. 22:01
'2인 영화+팝콘세트' 5만원 넘어
"인건비 상승 어쩔 수 없다"
높은 가격 탓 영화관 침체 지적
OTT 등 달라진 소비 영향도
≪최지예의 시네마톡≫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
영화 티켓 상승에 비해 팝콘 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은 편이다. 약 10년 전인 2013년 같은 팝콘 콤보의 가격은 8천 원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영화 티켓 값이 부쩍 오른 탓에 영화관 문턱이 높아진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멀티 플렉스 쪽에서도 관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팝콘 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피하려 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 영화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 이유 중 하나로 매번 언급되는 것이 큰 폭으로 상승된 티켓 값이다. 현재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3사의 영화 티켓 값은 1만5천원(주말 일반 2D 기준)이다. 여기에 3D-4D, 사운드, 초대형 스크린 등 특별 옵션이 추가된 영화를 보게 되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른다.
이에 따르면 2인이 주말 오후 기본 영화에 팝콘을 먹으면 최소 4만 원의 비용이 들게 된다. 여기에서 특별 옵션이 추가된 영화를 보고 팝콘 맛이나 다른 스낵을 추가하면 5-6만원을 웃도는 금액이 나온다. 30대 직장인 여성 이모씨는 "남편과 주말에 팝콘에 음료 하나씩 들고 영화를 보려니 5만원이 넘었다"며 "다음엔 집에서 치킨 시켜서 넷플릭스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체감적으로 2~30% 상승한 수준의 영화 관람 비용이 들면서 영화관 침체의 원인이 되고 있단 얘기다.
영화 티켓 값의 상승에 대해서는 3사 모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2021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수백, 수천억 원씩 적자가 난 영화관들은 이를 보전하기 위해 티켓 값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여러 영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CJ CGV는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에도 38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엔 2414억원, 지난해에는 7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고정비를 줄이면서 적자도 감소했다. 올해는 6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전망치가 하락 추세다.
티켓값을 올려 수익성을 회복해야 하는 영화관 산업의 방향은 어쩔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넷플릭스나 디즈니+와 같은 OTT가 자리잡은 데다가, 쿠팡플레이 등은 아예 최신영화를 영화관과 동시상영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영화관 한번 갈 돈이면 OTT를 최소 3개월 이상 볼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상대적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큰 마음 먹고 영화관 나들이에 나섰다 하더라도 영화와 함께하는 작은 즐거움이었던 팝콘 가격 역시 올라버린 바람에 관객들의 부담이 또 한번 추가되고 있는 현실이다. 영화관 업계가 빠른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든지, 소비자들이 높아진 티켓값에 적응하든지 둘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거 소소한 행복으로 여겨졌던 '영화에 팝콘'이 더 이상 소소하지 않게 된 현실이 씁쓸하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인건비 상승 어쩔 수 없다"
높은 가격 탓 영화관 침체 지적
OTT 등 달라진 소비 영향도
[텐아시아=최지예 기자]
≪최지예의 시네마톡≫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
영화 관람과 함께 팝콘을 씹는 소소한 행복이 더 이상한 '소소'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영화관 업체들이 높아진 고정비 등을 가격에 반영했지만, 이를 소비자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영화 소비에 대한 수요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여기에 달라진 영화 소비 환경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영화 산업 자체 근간이 흔들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기준 멀티 플렉스 3사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팝콘 세트 가격은 1만 원 선(팝콘 L- 탄산음료 M 2개 기준)으로 맞춰져 있다. 지난해만 해도 같은 세트 가격이 9천 원 선이었으나, 올해 들어 1천 원 가량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팝콘의 맛을 변경하는 '맛 변경'을 할 경우 1천 원이 추가된다. CGV를 제외하고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당일 영화 티켓을 제시하면 R사이즈 2천 원, L사이즈 2천500원에 리필이 가능해 집으로 포장해 갈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영화계는 이같은 팝콘 가격의 인상과 관련 인플레이션, 재료 원가 상승 등의 이유도 있지만 인건비 상승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보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최근 팝콘 가격 상승은 인건비 상승과 연관되어 있다"라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검표나 안내 도우미 부분은 무인이나 AI로 대체할 수 있는데 팝콘 쪽은 대체가 어렵다. 스낵 코너의 인력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라 팝콘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24일 기준 멀티 플렉스 3사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팝콘 세트 가격은 1만 원 선(팝콘 L- 탄산음료 M 2개 기준)으로 맞춰져 있다. 지난해만 해도 같은 세트 가격이 9천 원 선이었으나, 올해 들어 1천 원 가량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팝콘의 맛을 변경하는 '맛 변경'을 할 경우 1천 원이 추가된다. CGV를 제외하고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당일 영화 티켓을 제시하면 R사이즈 2천 원, L사이즈 2천500원에 리필이 가능해 집으로 포장해 갈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영화계는 이같은 팝콘 가격의 인상과 관련 인플레이션, 재료 원가 상승 등의 이유도 있지만 인건비 상승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보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최근 팝콘 가격 상승은 인건비 상승과 연관되어 있다"라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검표나 안내 도우미 부분은 무인이나 AI로 대체할 수 있는데 팝콘 쪽은 대체가 어렵다. 스낵 코너의 인력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라 팝콘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영화 티켓 상승에 비해 팝콘 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은 편이다. 약 10년 전인 2013년 같은 팝콘 콤보의 가격은 8천 원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영화 티켓 값이 부쩍 오른 탓에 영화관 문턱이 높아진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멀티 플렉스 쪽에서도 관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팝콘 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피하려 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 영화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 이유 중 하나로 매번 언급되는 것이 큰 폭으로 상승된 티켓 값이다. 현재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3사의 영화 티켓 값은 1만5천원(주말 일반 2D 기준)이다. 여기에 3D-4D, 사운드, 초대형 스크린 등 특별 옵션이 추가된 영화를 보게 되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른다.
이에 따르면 2인이 주말 오후 기본 영화에 팝콘을 먹으면 최소 4만 원의 비용이 들게 된다. 여기에서 특별 옵션이 추가된 영화를 보고 팝콘 맛이나 다른 스낵을 추가하면 5-6만원을 웃도는 금액이 나온다. 30대 직장인 여성 이모씨는 "남편과 주말에 팝콘에 음료 하나씩 들고 영화를 보려니 5만원이 넘었다"며 "다음엔 집에서 치킨 시켜서 넷플릭스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체감적으로 2~30% 상승한 수준의 영화 관람 비용이 들면서 영화관 침체의 원인이 되고 있단 얘기다.
영화 티켓 값의 상승에 대해서는 3사 모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2021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수백, 수천억 원씩 적자가 난 영화관들은 이를 보전하기 위해 티켓 값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여러 영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CJ CGV는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에도 38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엔 2414억원, 지난해에는 7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고정비를 줄이면서 적자도 감소했다. 올해는 6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전망치가 하락 추세다.
티켓값을 올려 수익성을 회복해야 하는 영화관 산업의 방향은 어쩔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넷플릭스나 디즈니+와 같은 OTT가 자리잡은 데다가, 쿠팡플레이 등은 아예 최신영화를 영화관과 동시상영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영화관 한번 갈 돈이면 OTT를 최소 3개월 이상 볼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상대적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큰 마음 먹고 영화관 나들이에 나섰다 하더라도 영화와 함께하는 작은 즐거움이었던 팝콘 가격 역시 올라버린 바람에 관객들의 부담이 또 한번 추가되고 있는 현실이다. 영화관 업계가 빠른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든지, 소비자들이 높아진 티켓값에 적응하든지 둘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거 소소한 행복으로 여겨졌던 '영화에 팝콘'이 더 이상 소소하지 않게 된 현실이 씁쓸하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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