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건국기념일 맞는 이스라엘, 네타냐후 등 연설 예정에 긴장 고조
현충일(욤 하지카론)과 건국기념일을 앞둔 이스라엘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부 무력화 시도에 대한 반발이 여전한 가운데 입법 강행을 주장했던 극우 정치인의 기념 연설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사람들은 현충일이 되면 끝없는 전쟁과 테러 공격으로 세상을 떠난 가족을 추모한다”며 “하지만 지난 몇달 동안 이스라엘을 강타한 시위와 정치적 혼란에 숙고와 축하의 시간이 퇴색됐다”고 보도했다.
1948년 5월14일 건국을 선언한 이스라엘은 히브리력과 유대교 안식일 등을 고려해 매년 4월 말이나 5월 초 현충일과 건국기념일 행사를 연다. 올해 현충일은 현지시간으로 24일 오후 8시부터 24시간, 건국기념일은 25일 오후 8시부터 24시간 동안 이어진다. 이 기간 TV에선 정규 프로그램 대신 현충일·건국기념일 행사가 생중계되며, 아랍과의 전쟁에서 숨진 이들을 추모하는 특집 방송이 방영된다.
하지만 올해 현충일과 건국기념일은 행사 주요 연사로 사법부 무력화 법안을 밀어붙였던 극우 인사들이 나서면서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네타냐후 총리 내각에서 가장 강경파로 꼽히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NYT는 “지나치게 극단적이라는 이유로 입대까지 거부당한 벤그비르 장관이 정부 대표로 남부 베르셰바 묘지에서 추모사를 읽는 데 대해 유가족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25일 오전 이스라엘 주요 건국 유공자들이 묻힌 헤르츨산에서 연설할 예정이지만 반응은 냉담하다. 헤르츨산 관리자인 시갈리트 베자레니는 NYT 인터뷰에서 “나는 어느 한쪽을 대변하지 않는다. 누구든 와서 경의를 표할 수 있다”면서도 “정치인들이 말을 하지 않고 그저 몸짓으로 추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전역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 22일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부 훼손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이번 현충일·건국기념일을 계기로 반발 수위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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