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 없는데 ‘산부인과’만…산모들 외면
[KBS 춘천] [앵커]
아이를 낳기 힘든 분만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최근 몇 년 동안 분만산부인과 설치가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거란 기대와는 달리 산모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현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월의 유일한 분만 산부인과입니다.
국비 등 25억 원을 들여 분만실과 회복실, 신생아 관리시설에 음압 시설까지 갖췄습니다.
운영한 지 벌써 2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곳에서 아이를 낳은 산모는 고작 3명뿐.
올해는 분만 실적이 아예 없습니다.
산모 입장에선 아기를 낳고 산후조리를 할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주희/영월군 영월읍 : "운전해서 직접 갈 수 없는 상황 이어 가지고 거리가 한 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항상 집에서 이제 긴장하면서 기다렸던 것 같아요. (산후조리원이) 있으면 무조건 가까운 영월로 했을 것 같아요."]
속초의료원 분만 산부인과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14억 원이 투입된 시설인데 지난해 분만 건수는 30여 건에 그쳤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삼척의료원 산부인과 분만 실적은 꾸준히 100명 이상 유지되고 있습니다.
지난해만 122명, 삼척 지역 출생아의 40% 이상이 이곳에서 태어났습니다.
비결의 한 가지로 산후조리원이 있다는 점이 꼽힙니다.
[심재량/삼척의료원 산부인과 과장 : "한 건물에서 이게 분만과 출산이 다 이뤄지고 있고, 특히 산후조리원까지 다 이렇게 연계가 되고, 특히 산후에 태어난 아기까지 이렇게 소아과에서 다 봐주기 때문에."]
애초, 지원사업이 '분만'에서 그칠 게 아니라 그 이후까지를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부랴부랴 영월과 속초도 산후조리원 설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월의 경우 내부 절차를 밟느라 이제야 전담팀을 꾸렸습니다.
[영월군 관계자 : "이제 시작을 하게 되면, 본격적으로 이제 궤도에 올라갈 거로 그렇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같이 갈 수 있는, 영월 지역에 있는 산모 분들이 더 빨리 편해질 수 있게끔 그렇게 역할을 하는 게."]
각종 정책이 손발을 맞추지 못하는 동안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골든타임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영상편집:김진호
이현기 기자 (goldm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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