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캠핑장 739곳 중 놀이시설 신고한 곳은 9곳뿐
24일 오후 경기 가평군 한 캠핑장. 이곳은 나무와 밧줄 등으로 만든 놀이기구가 많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밧줄을 매고 도르래를 달아 아이들이 타도록 만들어 놨다. 커다란 나무 판자를 밧줄 4개로 연결해 공중에 띄워 흔들흔들 그네처럼 만들었다. 김모(42)씨는 “자연 놀이터여서 아이들은 좋아하지만 자칫하면 사고가 날 것 같아 노심초사했다”고 말했다.
10여분 떨어진 곳에 한 펜션. 미니 수영장과 꼬마 기차, 물레방아 폭포 등 다양한 놀이기구가 마치 놀이공원처럼 설치돼 있었다. 물놀이용 튜브를 밧줄로 달아 회전그네처럼 빙빙 돌리는 대형 놀이기구도 있었다. 하지만 노는 아이들 모습은 불안불안했다. 미끄럼틀은 올라갈 때마다 흔들거리고, 바닥 인조잔디가 미끄러워 넘어지는 아이도 있었다. 펜션 주인은 “민박업소에 미끄럼틀 하나 놨다고 놀이공원으로 등록할 순 없지 않느냐”며 “안전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했다.
경기도 내 캠핑장이나 키즈펜션들이 어린이가 있는 가족 단위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 설치해 놓은 ‘놀이기구’들이 안전사고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도 하지 않고, 안전 점검도 받지 않고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는 관내 캠핑장 739곳에 대해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 실태 점검을 벌였다. 이중 관할 시·군에 신고한 곳은 단 9곳뿐이었다. 현장 점검 대상 20곳 중 17곳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캠핑장 놀이시설은 인증받은 시설로 설치해야 하고, 관할 시·군에 신고도 해야 한다. 이는 행정안전부 안전관리 시스템에 등록돼 시설 검사, 안전 점검 등 사후 관리가 이뤄지도록 돼 있다.
키즈펜션은 아예 안전 사각지대에 있다. 키즈펜션은 키즈카페와 유사하지만 숙박이 주요 목적이어서 아직까지 법에서 정한 놀이시설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키즈펜션들을 직접 확인해보니 안전 인증도 받지 않은 중국산 저가 놀이기구를 설치해놨거나 아무런 검사 없이 장기간 사용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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