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단속 영상 제작 유튜버 "영상 사도 된다" 돈 뜯어내

투약남 찾아 현장서 몰래 촬영해

경기남부경찰청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 유튜버가 자신이 찍은 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마약사범들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유튜버는 마약사범 의심 인물을 찾아 신고한 뒤 검거 과정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 유명해졌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20대 유튜버 A씨를 공갈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마약사범들에게 “검거 과정이 담긴 영상을 사가지고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며 돈을 요구했으며, 실제 이런 방식으로 200여 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투약남(또는 투약여성)을 찾는다’ 등의 글을 올려 실제 투약남이 현장에 나타나면 경찰에 신고해 단속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휴대폰 등을 압수해 추가 범행이나 관련 내용을 분석 중이다.

경찰은 “A씨가 직접적으로 돈을 요구하진 않았지만 유도해 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 수사 중”이라며 “일반인이 ‘마약류’ 등을 언급하거나 은어 등을 사용할 경우에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