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늘어나는 ‘빚투’ 벌써 20조… 코스닥 투자 과열 ‘경고등’

안승진 2023. 4. 2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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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이차전지 등 일부 종목 중심으로 급등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투자경고 종목 수는 코스닥 기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배 넘게 늘면서 투자과열 경고등이 곳곳에서 켜지고 있다.

올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코스닥 종목은 54건에 달했는데 포스코엠텍, 테라사이언스, 자이글, 이화전기 등 이차전기 관련 수혜주들이 상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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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이차전지 등 일부 종목 급등 영향
4월에만 투자경고 종목 수 32건
2022년의 2배… 코스닥에 25건 집중
증권가 “주가, 실적 앞서가… 과열”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금양 이사
거래소, 공정공시 위반 여부 조사
증권사 거래 증가에 호실적 전망

국내 증시가 이차전지 등 일부 종목 중심으로 급등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투자경고 종목 수는 코스닥 기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배 넘게 늘면서 투자과열 경고등이 곳곳에서 켜지고 있다. 그 사이 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냈던 증권사 수익은 올해 1분기 들어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2863억원으로 지난해 6월17일(20조6863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빚투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코스피가 지난 10일 약 8개월 만에 250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이 지난 14일 11개월 만에 900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에 동학개미 투자금이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빚투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는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1일부터 영업점 창구와 모든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신용융자 매수 주문을 전면 중단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올해 시장 거래대금과 대출이 증가해 이용한도가 모두 소진되면서 신용융자 업무를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도 신용융자 대용비율 조정에 나섰다. 키움증권은 보증금률에 따라 40~55%였던 대용비율을 30~45%로 낮추고 현금비율을 5%에서 15%로 올렸다.

시장에서는 이달 들어 과열주의보가 울리는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것은 32건으로 전년 동기(15건)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32건 중 25건은 코스닥 종목이었다.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경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해 신용융자 매수를 막고 있다. 올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코스닥 종목은 54건에 달했는데 포스코엠텍, 테라사이언스, 자이글, 이화전기 등 이차전기 관련 수혜주들이 상당수다.

한국거래소는 유튜브 등을 통해 이차전지 종목 매수를 적극 추천하고 있는 일명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금양 홍보이사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박 이사는 이달 11일 유튜브를 통해 금양의 1700억원어치 자사주 매각 계획을 알리고 그 이후에야 해당 내용에 대한 금양의 공시가 이뤄졌는데, 거래소는 이런 행위가 공정공시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거래소는 이날 금양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하고 다음달 4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벌점과 공시위반제재금이 부과될 수 있다.
증권가도 현재 시장이 다소 과열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POSCO홀딩스를 시작으로 주요 업종 대표주의 실적 결과에 따른 등락이 예상되는데 문제는 주가가 실적을 한참 앞서가 있다”며 “웬만한 실적 서프라이즈나 긍정적인 결과가 아니라면 긍정적인 주가흐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반면 올해 1분기 증권가 수익은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삼성증권·한국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1149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2384억원을 5배 가까이 웃돌았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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