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밥 먹고 잠만"...13만 서울 고립·은둔 청년 "세상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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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사회적 관계 단절로 어려움을 겪는 고립·은둔 청년들을 위한 원스톱 지원체계를 마련한다.
서울에만 13만 명에 이르는 고립·은둔 청년의 제2의 삶을 위한 종합적 지원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는 "25일부터 서울에 사는 만 19~39세 고립·은둔 청년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서울시 실태조사 결과 서울에서 12만9,000여 명의 고립·은둔 청년이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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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 TF팀 구성 등 청년 회복 로드맵 마련
25일부터 지원 프로그램 상시 접수 시작
#. A(28)씨는 고교생 시절 우울증 진단을 받고 학교를 중퇴했다. 부모님과의 갈등과 학업에 대한 부담이 겹쳤고, 동급생들에게 따돌림까지 당했다. 이후 9년간 B씨는 집에서 식사 때를 제외하고 18시간 잠만 자는 무기력한 삶을 이어갔다. 피해 의식까지 겹쳐 어느 순간 부모에게 폭력까지 행사하는 본인의 모습을 봤다. "이대로 안 된다"는 생각에 심리 상담을 자처한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비슷한 처지의 청년들과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이제 해외 유학을 준비하며 새 진로를 모색할 정도로 세상 밖으로 다시 몇 걸음 내딛기 시작했다.
서울시가 사회적 관계 단절로 어려움을 겪는 고립·은둔 청년들을 위한 원스톱 지원체계를 마련한다. 서울에만 13만 명에 이르는 고립·은둔 청년의 제2의 삶을 위한 종합적 지원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는 "25일부터 서울에 사는 만 19~39세 고립·은둔 청년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앞서 시는 정서적·물리적 고립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고립', 외출 없이 집에서만 생활하는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이어지는 경우를 '은둔'으로 정의했다. 지난 1월 서울시 실태조사 결과 서울에서 12만9,000여 명의 고립·은둔 청년이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시는 △발굴부터 사회복귀까지 원스톱 지원・관리 △따뜻한 응원 분위기 조성 △지역단위 로드맵 마련 등 3가지 방향으로 대책을 추진한다. 우선 고립·은둔 청년 발굴체계를 만들기 위해 통반장 등 지역사회 네트워크와 온라인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또 기존 당사자 신청 방식에서 벗어나 가족과 지인 등을 통해서도 상담을 신청할 수 있게 했다. 심층 상담 등 전문적 검사도구를 활용해 활동형과 비활동형 고립 청년, 은둔 청년으로 구분해 각 특성에 맞는 맞춤형 종합 패키지 형식의 지원에 나선다. 연 20만 원 상당의 공연관람 바우처를 지급하는 '청년문화패스'를 비롯해 건강관리를 돕는 '손목닥터9988', 정신질환 진단 5년 이내 청년에게 지원하는 '고위기군 전문치료 지원', '직업훈련 및 일자리 지원' 등이 포함된다.
지역 단위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도 이번 대책의 주요 골자다. 시는 내년까지 서울청년센터에 고립·은둔 청년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2025년까지 권역별 공동생활숙소 설치기준과 근거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민간기관이 성북구에서 은둔형 청년을 위해 운영 중인 공동생활숙소(리커버리하우스)와 고립·은둔 청년 활동공간(두더집) 사업 결과를 분석할 예정이다. 또 손님과 직접 대면하는 것이 어려운 은둔형 청년들이 '비대면'으로 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곰손카페' 같은 장소나 공간을 발굴해 고립·은둔 청년 활동 '존'으로 지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날 은평구의 두더집을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금까지 어려운 처지에 놓인 청년들의 체계적 발굴이 많이 부족했다"며 "체계적 접근을 통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청년들이 스스로 활로를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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