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고통받는 1999년 박찬호 ‘한만두’…1202억원 日외야수 ‘한홈두’는 약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페르난도 타티스가 다저스를 상대로 한 이닝에 두 개의 그랜드슬램을 친 24주년 기념일에 위업을 달성했다.”
요시다 마사타카(30, 보스턴 레드삭스)가 한 이닝에 두개의 홈런을 터트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요시다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2홈런) 6타점 2득점했다.
2안타는 모두 홈런이었다. 그것도 한 이닝에 폭발했다. 5-4로 앞선 8회초에 무사 주자 없는 상황서 밀워키 우완 맷 부시에게 볼카운트 1B2S서 4구 가운데로 몰린 커브를 통타, 우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시즌 2호.
끝이 아니었다. 보스턴은 8회에 9득점 빅이닝을 완성했고, 요시다에게 또 한번 타격의 기회가 주어졌다. 8-4로 앞선 2사 만루서 우완 하비에르 게라에게 2S서 4구 살짝 높게 들어온 슬라이더를 공략, 우월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시즌 3호.
한 이닝에 홈런 두 방. 이른바 ‘한홈두’를 완성한 순간이었다. MLB.com에 따르면 보스턴 타자가 한 이닝에 두 개의 홈런을 친 건 2008년 8월13일 데이비드 오티스 이후 15년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보스턴 타자로선 역대 네 번째. 한 경기에 멀티홈런을 기록하는 건 흔한 일이지만, 한 이닝에 2개 이상의 홈런을 치는 건 정말 쉽지 않다.
요시다의 한홈두가 자연스럽게 박찬호의 한만두를 소환했다. MLB.com은 요시다의 기록을 소개하면서 “페르난도 타티스가 다저스를 상대로 한 이닝에 두 개의 그랜드슬램을 친 24주년 기념일에 위업을 달성했다”라고 했다.
놀랍게도 박찬호 한만두가 1999년 4월23일에 나왔다. 현지기준으로 정확히 24년 전이었다. 당시 LA 다저스 박찬호가 페르난도 타티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3회에만 만루홈런을 두 방 맞았다. 역사가 깊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딱 한번 나온 진기록이다. 한 이닝에 두 번이나 만루홈런을 친 타자도 타티스가 유일하고, 그 두 방을 한 명의 투수가 맞은 것도 다시 나오기 힘들다. 상식적으로 한 번 만루홈런을 맞은 투수가 해당 이닝에 다시 만루 위기를 맞이하면 그 전에 교체되는 경우가 많다.
페르난도 타티스의 아들이 현재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과 한솥밥을 먹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이니, 세월이 많이 흘렀다. 24년이 지났음에도 동일투수-동일타자-한 이닝 연타석 만루홈런은 2호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 영원히 안 나올 수도 있다.
요시다도 한 방은 솔로포였고, 각기 다른 투수에게 홈런을 뽑아냈다. 박찬호로선 어쨌든 메이저리그 역사에 영원히 남을 만한 기록 한 페이지를 장식한 셈이다. 물론 희생양이라 고통은 좀 받겠지만. 그 또한 박찬호 야구의 역사다.
[박찬호(위), 요시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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