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산삼약침 사기”…판결 받고도 한방 사무장병원 영업

백승우 2023. 4. 2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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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삼 약침을 맞으면 말기암도 치료 할 수 있다며 영업해 온 서울 강남의 한방병원에 대해 대법원은 사기라고 판결 내렸습니다.

산삼 핵심성분이 빠진 사실상 가짜 산삼이라는 거죠.

개설 허가 취소 통보도 내려졌는데 해당 병원은 영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백승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한의원 홈페이지 게시물입니다.

지난 2013년 올린 것으로 폐암 말기 환자가 약침을 주 4~5회 맞은 뒤 종양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내용입니다.

산삼 추출 성분을 정맥에 주사하는 이른바 '산삼약침'을 광고하는 겁니다.

[S 한의원 관계자(지난 2013년)]
"약침 치료가 기본이에요. 저희 병원은. '진세노사이드', 산삼에서 나오는 약물을 쓰고. 천연물을 쓰기 때문에 부작용 부분들은 전혀 없으시고."

하지만 사실과 달랐습니다.

분석 결과 산삼 추출 핵심 성분인 '진세노사이드'가 들어있지 않았던 겁니다.

2012년부터 2년 동안 환자 5명이 1억 3천만 원을 들여 치료에 매달렸지만 헛수고였습니다.

오히려 상태가 더 악화돼 모두 숨졌습니다.

[이모 씨 / 유가족]
"(산삼약침) 3회 차를 맞고 다음날 바로 응급실로 갔습니다. 상태를 봤더니 더 안 좋아진 상태로…제가 할머니한테 죄를 더 지어드린 생각밖에 안 들죠."

피해자들이 10년 전 사기와 의료법 위반으로 병원장인 한의사와 실소유주인 사무장을 형사 고소했고, 대법원은 지난 13일 이들에게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확정했습니다.

또 '병원 개설 허가 취소' 통보도 함께 내려졌습니다.

병원 측은 "2020년 1심 판결 이후 문제가 된 산삼 약침을 쓰지 않고 있다" "병원장도 바뀌었기 때문에 병원 폐쇄는 적절치 않다"고 반발했습니다.

법원 확정 판결이 나면 담당 구청은 병원에 대해 행정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채널A 취재 전까지 그런 권한이 있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강남구청 관계자]
"확정 판결이 나고 나서 보건복지부 쪽에서 저희 보건소 쪽으로 통보를 해서…. 저희 쪽으로 (처리) 통보가 오는 게 아니래요."

행정 조치가 굼뜬 사이 문제 병원의 영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유하영

백승우 기자 strip@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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