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기자M] 마구잡이 식중독 협박 / 아내 살인범은 남편? / “반려식물 치료합니다”
사건사고와 사회 이슈를 들여다보는 사회기자M 정태웅, 한범수입니다.
1. 마구잡이 식중독 협박
[한범수] 식중독을 협박 무기로 삼았다는 건가요?
[정태웅] 네, 포털사이트에서 횟집을 검색해서 전화한 뒤 "음식 먹고 식중독 걸렸다"며 협박해 보상금 받아낸 30대 남성이 있습니다.
[한범수] 키워드에 마구잡이라고 했는데, 협박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나 보죠?
[정태웅] 무려 2천5백 곳이 넘었습니다. 서울 살지만 지역을 가리지 않았고요. 뜯어낸 액수가 7천만 원이 넘습니다.
[한범수] 믿기 어려운 수준인데요. 몇 년 동안 꾸준히 한 건가요?
[정태웅] 아뇨, 단 3개월 걸렸습니다. 대략 계산해보니 하루에 20~30곳씩 전화 돌린 거죠.
[한범수] 이 정도면 노력이 가상할 정도네요. 식당 주인들은 의심을 안 했나 보죠?
[정태웅] 대부분은 “보건소에 신고한다”는 말에 겁먹고 돈을 송금했고요. 몇몇 업주들은 진단서를 요구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남성은 진단서를 조작해 빠져나갔죠.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횟집들끼리 얘기하다 보니 “너도 그랬었니? 나도 그랬었다” 이런 얘기 오가다가 한 세 군데 횟집에서 신고를 같이하신…. 지금 구속된 상태이고요."
[정태웅] 실제 남성이 방문한 횟집은 한 곳도 없었고요. 횟집에서 뜯어낸 돈은 유흥비와 도박비로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범수] 저런 시간과 노력을 다른 데다 투자했으면 뭐라도 되지 않을까요. 어리석은 판단, 안타깝습니다.
2. 아내 살인범은 남편?
[정태웅] 부부 사이에 또 참혹한 사건이 있었나 보군요.
[한범수]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1월, 경북 상주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40대 중반 아내 A 씨, 당일 술을 많이 마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편과 중학생 아들이 데리러 왔다고 하죠.
[정태웅] 여기서 문제가 생겼나 보죠?
[한범수] 네, 아내 부축하기가 힘에 부쳤었나 보죠. 남편 B 씨, 화를 내면서 아내를 좀 때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내를 잠시 차에 놔두고, 지인한테 도움 구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돌아와 보니 아내가 좀 이상했습니다.
[정태웅] 설마 큰일이 터진 건가요?
[한범수] 네, 복부와 머리에 멍이 든 채 사망했습니다. 경찰이 남편을 상해치사 혐의로 체포했죠.
[정태웅] 그런데 아까 한 기자가 반전이 있는 사건이라고 했던 게 떠오르는데요.
[한범수] 네, 부검이 반전을 만들어냈습니다. 사인이 급성 알코올 중독이었던 거죠. (남편이 풀려났겠네요?) 그건 또 아니었습니다. 경찰이 이번엔 유기치사 혐의를 적용합니다.
[정태웅] 무탈하게 끝나나 싶었는데, 이야기가 한 번 더 휘어지는군요.
[한범수] 그렇죠. 그런데 검찰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외부보다 따뜻한 차 안에 아내를 놔뒀다는 점, 비교적 빠르게 지인을 불러서 아내를 병원으로 데려갔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정태웅] 반전의 반전입니다! 이쯤 되면 남편분,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이었을 것 같습니다. 아내 잃은 것만으로도 충격이 컸을 텐데요.
[한범수] 결국, 남편 B 씨에겐 형량이 훨씬 가벼운 상해 혐의만 적용됐고요. 이조차 처벌할 정도는 아니라며 최근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검찰은 ‘우연에 우연이 겹쳐 발생한 비극’으로 유족들이 큰 고통을 받았다며 남편을 위로해 줬다고 합니다.
[정태웅] 14개월 만에 누명을 벗은 남편분, 다행입니다. 또 아빠가 살인범으로 몰려 힘들었을 중학생 아들에게도 위로를 건네고 싶습니다.
3. “반려식물 치료합니다”
[정태웅] 반려동물 치료하려면 동물병원 가죠. 반려식물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
[한범수] 마찬가지로 병원 가면 됩니다. 식물병원이요.
[정태웅] 영상 나오는데요. 무슨 식물병원이 있나 싶었는데, 진짜 있네요!
[한범수] 지난 10일 오픈했습니다. 접수대에 환자와 보호자가 하나 둘 도착하죠. (화분에 있는 식물이 환자겠네요?) 그렇죠. 흰 가운 입은 의사가 환자를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진단하는 겁니다.
▶ 인터뷰 : 주재천 / 반려식물 병원 의사 - "분갈이하면서 좀 실수도 있었고, 그러면서 추운 데 있고, 그러니까 뿌리가 상했을 거고요. "
[한범수] 진단을 마쳤으니 이제 치료실로 갑니다. 뿌리에 이상이 있었나 보죠. 뿌리 세척 시행하고요. 시든 잎도 잘라 줍니다.
[정태웅] 외과 의사가 처치하는 거 같아요.
▶ 인터뷰 : 주재천 / 반려식물 병원 의사 - "병든 부분이 다시 파랗게 되는 게 아니라 새순이 올라오는 게 치료라고 보시면 돼요. 새순이 올라왔을 때, ‘아! 이 친구는 이제 다 나았구나’, 이렇게 보시면 돼요."
▶ 스탠딩 : 한범수 / 기자 - "상태가 안 좋아서 회복에 시간이 필요한 식물은 이렇게 입원 치료도 받고 있습니다."
[한범수] 정 기자도 경험해 봤겠지만, 병원 가서 왜 아픈지바로 알지 못할 때 있잖아요.
[정태웅] 그럴 땐 엑스레이를 찍든 CT를 찍든 정밀검사를 하겠죠.
[한범수] 사람만 그런 게 아닙니다. 식물도 비슷합니다. 병명이 뭔지 확실히 알기 위해서 저렇게 잎을 뜯어서 현미경으로 자세히 살펴봅니다. 이 식물은 진드기가 문제였습니다.
▶ 인터뷰 : 팔라코 일레아나 - "너무 신기했어요, 사실은…. 와! 대한민국! 방금 오면서도 비디오 찍었거든요. (코스타리카에 있는) 우리 엄마한테도 보냈고, 대한민국에 그런 게 있다고…."
[한범수] 안타깝게도 저분이 데려온 식물은 살려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정태웅] 병원이니까 사망 선고가 내려질 수도 있죠. 그래도 표정은 좋아 보이시네요. 그나저나 식물병원 비용은 얼마인가요? 저도 가고 싶은데요.
[한범수] 서울시민이면 무료입니다. 한 사람당 최대 3개까지 가져올 수 있습니다. 종로구, 동대문구, 양천구, 은평구에 1차 병원이 마련돼 있고요. 저희가 찾아간 곳은 2차 병원, 종합병원이라고 합니다.
한범수 기자 [han.beomsoo@mbn.co.kr] 정태웅 기자 [bigbear@mbn.co.kr]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고지훈, 유민지, 양성훈 그래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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