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귀국 “소환 응할 것”…민주당은 ‘수습책’ 두고 갈등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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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중심에 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4일 프랑스에서 귀국해 "검찰이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 응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송 전 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고 조기 귀국해 사태를 수습해주길 기대했지만, 당 내부에선 오히려 "지도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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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야당 민주당의 길]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중심에 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4일 프랑스에서 귀국해 “검찰이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 응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송 전 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고 조기 귀국해 사태를 수습해주길 기대했지만, 당 내부에선 오히려 “지도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돈봉투 의혹은) 저로 인해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제가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검찰이 주위 사람들을 불러서 주변을 돌기보다는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 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송영길은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는다”며 “서민 경제가 어렵고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이런 일이 발생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지난 12일 서울중앙지검이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민주당 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실을 압수수색한 지 12일 만이다.
“검찰 수사에 적극 응하겠다”는 송 전 대표의 이날 답변은 지난 22일 파리에서 연 기자회견 때도 했던 얘기다. 이재명 대표는 송 전 대표가 입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2일 기자회견을 어떻게 봤냐’는 질문을 받고는 즉답을 피한 채 “김현아 의원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요? 몰라요?”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현아 전 의원이 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을 상기시키며 화살을 돌리려 시도한 것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에서 김 전 의원 사례를 거론하며 “김기현 대표는 국민의힘 내에 퍼진 ‘공천 뇌물’ 냄새부터 맡아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당 안에선 “부패에 대한 당의 도덕적 감수성이 마비됐다”는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여당 비리 의혹을 거론하며 ‘도긴개긴’ 식의 반응을 내놓은 것을 두고는 위기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의 반응을 보고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위기감이 있다면 거듭 사과를 해야 할 때에 어떻게 물타기를 시도하겠나”라며 혀를 찼다.
지도부는 이번 사태의 배경에 ‘당원 표심에 견줘 과잉대표된 대의원 표심을 잡으려는 시도’가 있다고 보고, 대의원제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두고도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또다른 재선 의원은 “대의원 폐지 같은 대책으로 지금 국민들에게 우리의 쇄신과 반성 의지를 보여줄 수가 있냐”며 “해법이 뻔한데 이 대표가 미적대며 단호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 거명된 의원들을 불러 탈당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규백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만5600여명에 달하는 대의원을 (돈봉투로) 좌우할 수 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지도부는 송 전 대표의 입장을 하루이틀 지켜본 뒤 추가 조처에 나서겠단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함이 감지된다. 한 핵심 당직자는 “진상 규명을 두고 의원들의 요구가 빗발치지만 상황이 고약하다”며 “송 전 대표를 불렀는데 그가 의혹을 완전히 부인하며 결백만 주장할 경우 당이 대외적으로 어떻게 설명하겠나. 게다가 송 전 대표를 부른 것만으로 검찰 등으로부터 ‘입 맞추기’ 의혹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엄지원 이우연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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